<사람의 목소리는 빛보다 멀리 간다>중에서
[북데일리] 글쓴이라면 누구나 자신만의 특성있는 문체를 갖기 원한다. 작가 김훈은 문장이 간결하고 남성적이며 치밀하다. <사람의 목소리는 빛보다 멀리 간다>(문학동네.2012)에 작가 위화가 루쉰의 문장을 극찬하는 내용이 있다. 무척 인상적이어서 독자로 하여금 호기심을 갖게 한다.
다음날 나는 곧장 서점으로 가서 문화대혁명 이후에 출판된 <루쉰 전집>을 샀다. 문득 내가 일하던 그 문화관 탁자위에 잔뜩 쌓여 있던 루쉰의 작품이 생각났다. 문화대혁명 시기에 출판된 루쉰의 작품들은 그 판본에 좀 더 깊은 의미가 담겨 있었다.
나는 문화관 사무실을 드나들 때 두 발이 종종 루쉰의 작품에 걸려 넘어질 뻔하곤 했다. 나는 이것이 운명의 암시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회색 먼지를 잔뜩 뒤집어 쓴 이 책 속에 위대한 언어가 숨겨져 있음을 암시하고 있는 것 같았다.
한 달 동안 나는 루쉰의 날카로우면서도 맑고 밝은 글에 푹 빠져 있었다. 나중에 나는 어느 글에서 이렇게 썼다. “그의 문장은 탄환이 몸을 뚫고 가지만 몸속에 남아 있지 않은 것처럼 빠르고 격렬하게 현실에 다가왔다.” (181쪽) <장맹순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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