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옷의 세계>중에서
[북데일리] '세상을 바꾸려는 손길이 아니라 세상을 다르게 바라보려는 시선이 곧 시이며, 거기에 자신의 이야기를 입혀 건네고 싶었다.'
저자 김소연의 <시옷의 세계>(마음산책.2012)는 '시옷(ㅅ)'으로 시작하는 낱말들이자 '시'에 입힌 '옷'의 세계이다. 사전의 형태가 아닌 본격 산문집으로, 시와 시인의 생활얘기를 들려주는 책에는 시인만의 밀도 높고 탱탱한 문장들이 눈길을 끈다.
시인에게 문장은 전부다. 문장에 한 시인의 호흡기관과 오장육부와 골격과 피부와 핏줄과 근육이 다 들어 있다. 문장으로 사유하고 문장으로 탄식한다. 침묵도 엄살도 통증에의 호소도, 휴식도 몽상도 문장으로 한다. 배변도 섭취도 문장으로 한다.
시인에게 문장은 성기와 같다. 문장으로 고백하고 문장으로 사랑하고 문장으로 교감하고 문장으로 희열한다. 한 가지 신체기관으로 먹고 싸고 생식하는 모든 것을 해결하므로, 시인은 하등하고 , 그리고 단세포고, 박멸이 불가능한 이상한 돌연변이다.(p.252) <장맹순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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