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할머니의 애틋한 손자사랑
시인 할머니의 애틋한 손자사랑
  • 장맹순 시민기자
  • 승인 2014.07.08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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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가 손자에게<행복이>

[북데일리]시<어머니>를 통해 어머니에 대한 각별한 사랑을 보여 주었던 김초혜 시인이 이번엔 손자에 대한 절절한 내리사랑을 1년동안  마음으로 표현한 책<행복이> (시공미디어.2014) 을 내 화제다. 이 책은 2008년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꼬박 일 년 동안 큰 손자 재면 군에게 주는 편지를 묶었으며 자식보다 더 조건 없이 사랑하고 손자의 앞날을 꽃길이 되길 염원하는 애틋함이 가득하다.

 재면아! 넌 어떻게 이 세상에 왔지? 아버지 어머니를 통해서 왔다. 그럼 아버지는? 할아버지 할머니를 통해서 왔다. 그게 역사인식의 기본이다. 그러므로 어제, 오늘, 내일은 함께 흐르는 물줄기다. 그 인식이 역사의 흐름이고, 역사의 중대성이다.(182쪽)
 
 저자는 손자에게 가족의 역사를 자분자분 설명한다. 역사의 중요성에 대해 알려주며 저자는 국어도 소중하게 섬겨야 할 것을 잊지 않고 전한다.
 
 말로 사람을 쓰러뜨린다는 것을 명심하기 바란다. 혀에는 뼈가 없지만 ‘세 치 혀로 사람 잡는다’는 속담이 있지 않느냐. 그처럼 말은 무서운 것이니 상대방에게 할 말이 있으면 오늘 생각한 후에 다음 날 얘기해도 늦지 않으니, 늘 신중해야 한다. 말을 가려서 하고, 삼가할 줄 아는 사람이 말을 잘 하는 사람이다.(201쪽)

 험한 세상을 살아가야 할 손자에게 저자가 들려주는 얘기는 문장하나 쉼표 하나에도 애정이 담겨 있다. 말에 있어서 늘 신중해야 함을 조언하는 구절은 인생을 먼저 살아온 어른으로써 무게감이 전해진다. 이렇듯 저자는 편지마다 세상을 바라보는 혜안으로 손자에게 조언한다.
 
 재면아! 언제나 너의 능력을 과신하지 말고, 다른 사람들과 협동하고 분업하는 사회적 의미를 깊이 깨닫고 그 실천에 게으름이 없어야 한다.  '모기도 수천만 마리가 모이면 천둥소리를 내고, 거미줄도 만 겹이면 호랑이를 묶는다'고 한다.(321쪽)

 저자는 이밖에도 어렵고 힘든 사람을 외면하지 말고 먼저 손 내밀어라. 세상의 잣대로 성공한 사람이 되기보다는 단단하고 의연한 사람이 되어 세상에 소금과도 같은 인간이 되라고 가르친다. 손자를 떠올리며 하루도 빠지지 않고 편지를 썼을 시인 할머니인 저자는 가슴 뻐근하도록 행복했을 것 같다. 그리 대단하지 않으면서도 꾸준한 정성과 사랑으로 손자를 바라보는 관심이 온갖 자녀양육법에 대한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에 특별한 훈육지침서가 아닐까.
 
 저자 김초혜 시인은 남편인 소설가 조정래씨와 함께 동국대 국문과를 다녔다. 1964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했다. 시집 '떠돌이별' '사랑굿'시리즈, '어머니' 등을 펴냈다. 한국문학상, 한국시인협회상, 현대문학상, 정지용문학상 등을 받았다.  <장맹순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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