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울음에서 벼이삭 냄새가!
아버지 울음에서 벼이삭 냄새가!
  • 장맹순 시민기자
  • 승인 2014.06.27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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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미친 그리움>중에서

[북데일리] 외로움은 마음의 근육을 쭈글쭈글하게 만든다고 한다. 골이 깊어지는 주름의 골짜기에 숨어 우는 노인들의  눈물 속에서 늙은 아버지를  떠오르게 하는 문장이 <이 미친 그리움>(예담.2014)에 담겨 있어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노인들은 두 가지 형태의 외로움을 드러낸다. 하나는 양지의 방향이고 하나는 음지의 방향이다. 울음은 대낮에 감정이고 침묵에 잠긴 감정이다. 그 감정의 방호벽은 얇고 허술하다. 노인들의 울음과 침묵이 한 입술에 걸려 어느 것이 튀어 나올지 종잡을 수가 없다.
 
오늘 아버지가 울었다. 전화기너머에서 울었다. 당신이 가진 그늘의 언어와 햇볕의 언어중에 울음의 말을 골라낸 것이다. 아버지의 울음에서 익어가는 벼이삭 냄새가 났다. 나는 노인의 외로움을 이제는 조금 이해해야만 하는 나이에 접어든 것이다.

그래도 나는 당신처럼 울지 않을 것이다. 함부로 늙음을 허락하지 않을 것이다. 아버지도 나처럼 서서이 불어나는 외로움의 이자를 감당하지 못했을 것이다. 나는 오늘 그늘의 언어로 말하는 법을 배운다.(p111,p112)  <장맹순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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