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교육, 도공이냐 정원사냐
아이교육, 도공이냐 정원사냐
  • 이수진 시민기자
  • 승인 2014.06.11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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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하는 부모와 교사를 위한 책

[북데일리] 최근 KBS 2TV 예능 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흥미로운 장면이 있었다. 탤런트  강혜정의 따끔한 훈육이 눈길을 붙잡은 것. 딸은 강혜정이 크레파스를 많이 쓴다며 떼를 쓰며 크레파스를 집어 던지자 "갖고 와. 화난다고 집어던지는 행동은 매우 나쁜거야"라며 훈육했다.

강혜정은 제작진과의 인터뷰를 통해 "야단치는 건 힘들지만, 안 되는 건 안되는 것에 대해선 제대로 인식을 시켜주지 않으면 '아 이건 괜찮구나'라고 생각할까봐 혼냈다"라고 말했다. 시청자들은 강혜정의 훈육에 방식에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왜 엄하게 가르치지 않는가>(베른하르트부엡.뜨인돌.2014)는 감정만 코칭하다 아이를 망가뜨리는 시대를 향한 독일 교육전문가의 쓴 소리가 담겨 있다. 이 책은 자유방임적인 교육법과 훈련을 강조하는 엄격한 교육법이 부딪히며 독일사회와 교육계를 뒤흔들었다.

독일의 교육문화는 나치 때문에 뿌리째 흔들렸습니다. 교육의 핵심을 이루는 가치와 덕목들은 왜곡되었고 지금까지 독일은 그 상태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20세기 교육분야는 양극의 교육이 판을 쳤던 시대입니다. 독단적인 훈육과 반권위적이고 자유방임적인 교육이 극명한 대조를 이루었지요. 두 경우 모두 한 쪽으로 치우쳤고, 치우침의 교육은 교육의 적입니다.- 들어가는 글에서

저자는 교육의 대표적인 두 가지 스타일을 예로 들고 있다. 이끌어 주는 것과 내버려 두는 것. 이것은 교육의 양축을 이룹니다. 이를 도공(그릇을 빚는 사람)과 정원사에 비유한다.

도공 같은 교육자는 아이들의 삶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조율하고, 요구하고, 훈련하고 혼자 설 수 있도록 준비시킨다. 자율과 자유를 얻게 하기 위해 훈련을 요구하는 것이다.

반면 정원사를 표방하는 교육자는 아이들이 좋은 조건과 환경에서 자라날 수 있도록 하는 데 우선순위를 둔다.(중략) 정원사라면 정원을 방치하는 것이 아니라 꽃과 나무들의 일상에 개입해 가지를 쳐내고 버팀목을 대 주고, 비바람에 대비하고 해충을 잡아주는 역할을 충실히 할 것을 강조한다.-18쪽

저자는 엄하게 키운다고 수단방법을 가리지 말라는 뜻은 절대 아니다. 저자는 교육자들의 벌 목록에서 ‘체벌’과 태도가 나쁘다고 점수를 깎는 ‘점수회초리’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한다. 체벌은 인간의 존엄성을 망가뜨리는 비교육적이고 점수가 벌로 잘못 사용될 때 교사는 정의롭게 행동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따라서 벌에 대한 합법적인 많은 고민도 많이 필요하다.

시중에 수많은 교육서들을 읽고 방송과 공공기관에서 부모교육을 받지만 내 자식앞에서는 교육의 해법이 딱 맞아떨어지지 않는 절망감을 느끼는 부모들도 많이 있다. 교육에서 이성과 감성이 조화와 균형을 맞추는 것은 부모 자신과의 힘겨운 싸움이기도 하다. 그 싸움을 이겨냈을 때 아이들도 질서 속에서 온전한 자유를 누리는 인간으로 성장할 것이다.

저자는 사랑하기 때문에 엄격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부분이 마음에 남는다.

‘부모는 아이가 태어나면서 혹은 아이를 입양하면서 시작되는 권력 구도와 무거운 책임을 인식하고 받아들여야 합니다. 너무 일찌감치 아이와 파트너가 되어 이런 힘을 약화시켜서는 안 됩니다. 아이들에게는 사랑에 기반한 부모의 힘, 부모의 권위가 필요합니다. 부모가 그런 권위를 행사할 때 교육은 성공할 수 있습니다.’-59쪽 <이수진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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