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눈높이 맞춘 인문 독서
청소년 눈높이 맞춘 인문 독서
  • 장맹순 시민기자
  • 승인 2014.06.06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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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광복의<성장을 위한 책 읽기>

[북데일리] 몸이 건강하려면 균형 있는 식사와 휴식이 필요하다. 정신적 성장을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독서이다.  특히 청소년에게 성장을 위한 책읽기는 어떤 영양제보다 좋다.
 
<성장을 위한 책 읽기>(학교도서관저널.2013)는 중동교에서 철학과 논술을 가르치는 교사 안광복이 펴냈다.  이 책은 저자가 9년간 출판 잡지 <기획회의>에 연재했던 글을 추려 뽑아 실었다.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게 쉽고 간결하게 꾸며 놓고 학생들에게 문학, 역사, 철학, 사회, 과학, 생활습관, 예술, 등 52권의 책과 서평을 통해 다양한 책읽기를 권한다.
 
  "좋은 우화는 재미있는 이야기 속에 촌철살인의 깨달음을 담는다. 책에 실린 네신의 작품들은 조국 터키의 문제를 이야기하고 있지 않다.  아니, 조국의 현실을 담고 있지만 이방인의 우리가 못 느낄 뿐인지도 모른다.  오히려 읽다보면 그가 한국의 근현대사를 비꼬기 위해 이 작품들을 쓴 게 아닌가 싶다.(중략) 짐작컨대 사람들은 네신의 풍자를 그 나라의 문제에 대입해 이해할 듯하다.  그의 문제의식이 인류의 보편적인 고민을 오롯이 담고 있기에 가능한 추리다."(P.26)
 
  터키 작가 아지즈 네신의 풍자소설 <당나귀는 당나귀답게>에 대한 저자의 생각이다.  영미와 유럽쪽 중심인 우리나라 인문교육과정 탓에 서구중심사고에 길든 아이들을 걱정한다.  저자는 날카로운 풍자로 인류의 문제를 꿰뚫는 네신을 소개하며 '건전한 지성'에게는 국경이 없다고 전한다.
 
 "오래된 금속은 골다공증환자와 같다. 탄소화가 진행되면서 점점 가벼워지는 탓이다. 경험 많은 상인은 노련한 형사처럼 자신의 감각을 믿는다. 심지어 혀를 대어 보기도 한다. 진짜 오래된 물건은 아무런 맛이 나지 않는다.  반면 약품을 써서 녹을 만든 가짜들은 역한 맛이 난다.  아직 산화酸化가 끝나지 않은 까닭이다."(P.64)
 
저자는  이 글이 실린 <재미있는 골동 이야기>를 소개하며 추리소설을 읽는 듯하다고 말한다.  한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이에게는 배워야 할 게 있다면서 호기심 많은 십대들에게 교과서로 강조하는 역사보다 골동품에 대한 사랑은 생활 속에서 느끼게 해 줘야 풀뿌리역사 의식을 키울 수 있다고  말한다.
 
 "사람들은 행복하고 영화로운 삶을 지향하지만 그 결말은 누구에게든 공평하게 공空이다. 모든 신화 안에는 수많은 상징과 싶은 생각거리들이 담겨 있다.  신화를 따라가며 아이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인생에 대한 깊은 성찰을 하게 될 것이다.(중략) 신화는 독서의 출발점이지 종착점이 되어서는 안 된다."(P.125)
 
또한 최초의 신화 <길가메시 서사시>을 소개하며 신화는 인류보편적인 욕망을 긁어주는 재미있는 이야기인 동시에 삶의 근원적인 문제를 건드리는 사색거리로서 환타지 소설같이 중독성이 강한 장르에 빠진 학생들에게는 신화만한 독서 해독제도 없다고 말한다. 
 
 저자는  이외에도 우리의 교육환경에서 사랑에 대해 가슴앓이를 하는 청소년들에게 좋은 읽을거리인 <아슬아슬한 연애 인문학>을 소개했다.  젊고 건강함이 묻어나는 문투로 청춘들이 아쉬워할 법한 연애지식을 알려준다.  저자는 공부 때문에 싸우는 아이, 독서 지구력이 짧은 청소년, 과학이 까칠하고 딱딱해서 싫다는 아이들에겐 당의정 같은 <시크릿 하우스> 등 부모와 아이의 다양한 상황에 맞는 세심한 배려도 잊지 않는다.

 또 책에 주목해야 할 곳은 각 장 맨 앞에 '청소년 책읽기'란 코너다.  각장의 성격에 맞게 책을 읽어야 할 이유를 설명한다.  마음을 여는 토막글은 청소년들에게 책읽기를 유도하는 저자의 마음이기도 하다. <장맹순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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