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열심히 살았는데 그런 일이!
왜 열심히 살았는데 그런 일이!
  • 이수진 시민기자
  • 승인 2014.05.17 16: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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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질하는 무서운 사람들이 있는 세상

[북데일리] “태양 엄마, 우리 정말 열심히 살았지?”

“당신 속상한 거 알아. 그렇지만 어쩌겠어. 어떻게든 살아야지.”
“......그럴 수 있겠지?”

“여태도 살았잖아. 당신 늘 하는 말이잖아. 맨바닥에서 이렇게 가게도 생겼어. 어떻게든 되겠지. 우리가 머리는 나빠도 요령 피우지 않고 다른 사람들한테 상처 안 주고 그렇게 살았잖아.”

“여보, 난 그게 정말 싫어. 우리는 열심히 살지만 왜 어쩔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나는 걸까. 내가 어쩌지도 못하게 말이야. 난 정말 이래서 신이 없는 거 같아. 장난질하는 무서운 사람들만 있고. 우리 태양이, 사이클 못 하게 된 것도 어쩔 수 없는 일들 때문이잖아. 근데 아무리 생각해 봐도 우리 태양이가 무슨 잘못을 했는지 모르겠어. 왜 그런거야? 당신이 얘기 좀 해 줘.”

<스키니진 길들이기>(김정미외 3인. 푸른책들. 2014)에 나오는 작품 중 김지민 작가의 <어느 별 태양>에 나오는 내용의 일부이다. 태양이는 사이클을 타다 의도치 않게 노인을 죽음에 이르게 한다. 그 뒤로는 자책감에 숨어지내다시피 살고 있다.

태양이 엄마의 아빠의 대화를 보면서 세월호에서 아이를 잃은 부모님들이 떠오른다. 가슴에 난로를 끌어안고 있는 듯 억울함에 얼마나 속이 탈까. 바닷물을 다 마셔도 꺼지지 않을 원통한 난로다. 열심히 살았지만 본인들의 잘못이 아닌 어쩔 수 없는 일로 어린자식을 하늘로 보내야 하는부모님들. 대체 그 분들은 어디 가서 물어보아야 할까. ‘도대체 우리 아이가 무슨 잘못을 했느냐고’. 하지만 물어볼 곳도 대답해줄 곳도 없다. 공허한 메아리만 울릴 뿐이다. 돈에 눈이 멀어 불법으로 장난질하는 무서운 사람들이 있는 이 세상에서 어떻게든 살아가야한다는 게 마음 아프다.  <이수진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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