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지식] 조선의 소설엔 그림이 없다?
[책속의 지식] 조선의 소설엔 그림이 없다?
  • 장맹순
  • 승인 2014.05.03 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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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본 조선> 중에서

[북데일리] 그림엔 많은 이야기가 담겨있다. 규장각한국학연구원이 펴낸 <그림으로 본 조선>(글항아리.2014)은 조선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전반을 그림에 담아 논 책이다. 그 중 궁금한 것은 왜 조선의 소설에만 그림이 없었을까? 다. 그 까닭은 이렇다.

전근대 소설에서 삽화는 약방의 감초 격이었으며 삽화 빠진 소설은 생각조차 하기 어렵다. 그런데도 조선시대 소설에서는 삽화가 전무하다. 잘 그려지거나 또는 판화로 인쇄된 정교한 삽화가 없는 것은 물론이고, 소설책의 장식으로 이용된 그림조차 삽화가 없다 소설의 그림이라봐야 기껏 뒷면이나 중간에 좋은 솜씨로든 치졸한 솜씨로든 낙서한 것이 고작이다.

한국에서 소설에 그림이 등장하는 것은 근대이후의 일이다. 근대 이후 서양의 신식 인쇄기술이 도입되었는데, 이때 들어온 새로운 납 활자 인쇄방법에 따라 찍은 소설을 구활자본 소설이라고 한다.(중략) 이 소설들은 표지가 딱지처럼 울긋불긋하다고 해서 딱지본 소설이라고 하는데, 여기서부터 소설의 표지그림이 등장한다. 딱지본 소설은 표지그림에 따라 판매량이 크게 좌우되었고 이 바람에 소설 제작자들이 표지 그림에도 상당한 관심을 기울였다고 한다.(p.140)

그러면 유독 조선의 소설에만 그림이 없을까? 유교의 영향으로 인한 문자 중심적 문화등도 한 가지 이유가 되겠지만, 상업이 발달하지 못한 것이 큰 원인이라 생각된다. 소설에 그림을 넣자면 품이 많이 들고 품을 들이자면 제작비가 비싸진다. 비싼 소설에 선뜻 돈을 쓸 수요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소설에 삽화 넣기는 어려웠을 것이다.(p.141)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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