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은 몸의 중앙집권제
청춘은 몸의 중앙집권제
  • cactus 시민기자
  • 승인 2014.04.13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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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 명문장] 권혁웅의 <당신을 읽는 시간>중에서

[북데일리] 청춘은 빨리 사라진다. 하여 그 시절의 소중함을 모른다. 늙음이란 얼마나 서러운가. 권혁웅의 <당신을 읽는 시간>(2012. 문예중앙) 속 짧은 글에서 노년의 현실이 보인다. 살아 있다는 것과 언제가 마주할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말이다. 기막힌 비유로 만나는 청춘과 노년의 삶이다.

 ‘청춘이란 몸의 중앙집권제다. 머리에 절대 복종하는 사지의 일사분란이다. 반대로 노년이란 온몬의 지방자치제다. 팔다리 따로 노는 지역감정이며 오감(五感)의 님비현상이다. 그러다 제 몸에 절취선 그으면 바로 영안실행이다.

 보라, 환기구 없는 머리와 한숨 지나다니는 숨구멍과 그게 고여 있는 가슴과 오래전 굽은 등과 모래 버석거리는 창자와 기대야 하는 팔다리와 혼자 시끄러운 혓바닥을.

 그것들이 아직 살아 있다, 내지르는 “시끄러움”과 “삐걱거림”을. 통증이 살아 있음의 증거라는 얘기다. 저걸 놓아버리면 시장통의 저 돼지머리가 된다. 가부좌한 죽음을 만나게 된다.’ (51쪽)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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