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지식> 오징어 낚시에 미끼가 필요 없는 이유
<책속의 지식> 오징어 낚시에 미끼가 필요 없는 이유
  • 장맹순
  • 승인 2014.04.10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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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성균 수필집 <누비처네> 중에서

 [북데일리] 물고기를 낚으려면 낚싯바늘에 미끼를 꿰어야 한다. 어종에 따라 다르지만 주로 미끼로 쓰이는 것은 갯지렁이, 미꾸라지, 등 서해안에서는 오징어를 미끼로 쓴다고 한다. 그런데 <누비처네. 목성균> (2014. 연암서가) 에서는 미끼없이 오징어를 잡는다니 귀가 솔깃해진다.

 오징어의 생김새를 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오징어의 생김새는 미스터리다. 동물적인 몸통의 격식을 과감하게 무시해 버렸다. 다리 사이, 생식기와 배설구가 달려 있는 사타구니가 동시에 입과 눈이 달린 얼굴이다.  오징어 머리처럼 생긴 두 귀가 실은 오징어의 방향타용 지느러미로서 꼬리 부분이라고 한다.

  오징어만치 순진한 어종도 없을 것이다. 몰상식한 생김새를 부끄러워할 줄도 모르고 집어등 불빛이라면 죽음도 불사하는 그 양성반응이 촌뜨기같이 순진하다. 집어등만 밝혀 놓고 낚싯줄이 감긴 물레만 돌리면 된다. 불빛을 보고 치열하게 덤비는 오징어들은 미끼없는 낚시에 대가리든지 몸통이든지 맘대로 찍혀 올라오는 것이다. 오징어를 잡는 데는 하등의 기술도 미끼도 필요 없다. 낚싯줄을 채는 단순한 작업만 하면 된다. (p.226. 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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