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명문장] 걷기는 세상의 쾌락으로...
[책속의 명문장] 걷기는 세상의 쾌락으로...
  • 정미경 기자
  • 승인 2014.04.06 23: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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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게 걷는 즐거움>중에서

[북데일리] 다비드 르 브르통의 신작 <느리게 걷는 즐거움>(북라이프. 2014)은 걷기에 대한 이야기다. 걷기에 대해 그가 규정한 글들을 몇 가지 소개한다.

“걷기는 시간을 버는 일이 아니라 오히려 우아하게 잃는 일이다. 더는 시간에 사로잡히지 않고 천천히 여유를 갖는 일이다. 그런 점에서 걷기는 20년대 포드 공장에서 단 한순간이라도 노동자들이 일을 멈추는 꼴을 용납할 수 없었던 테일러가 했던 끔직한 말 ”빈둥대기와의 전쟁“을 법으로 삼는 사회에서는 근본적인 전복이다. (중략) 걷기는 삶의 의욕을 꺽는 현대의 그 절대적인 필요성들에 대한 일종의 저항이다." (p.62)

"걷기는 기본으로 돌아가는 길이다. 여명, 석양, 어둠, 땅, 돌, 언덕, 산, 물, 비, 바람 등 걷기는 우리를 앞지르고 우리를 감탄하게 하거나 근심하게 하는 세상에 잠긴 우리의 본질적인 인간성을 상기시킨다.” (p.63)

“걷기는 세상의 쾌락으로 이어지는 통로이다. 잠깐 쉬었다 갈 수도 있고, 내면의 평정도 찾을 수 있으며, 주변 환경과 함께 끊임없이 살을 맞대며 아무런 제한도 장애도 없이 장소의 탐험에 몰두할 수 있기 때문이다." (p.116)

"산보객은 도시의 예술가인 동시에 행인들이나 건물의 세부 묘사 또는 거리의 분위기를 관찰하는 일종의 사랑스런 형사이다. 범인을 찾는 형사가 아니라 삶의 행복한 흔적, 자신을 감동시키거나 기쁘게 해주는 장면들, 이야기해줄 만한 내용들이나 기억할 만한 것들을 찾아 헤매는 형사.” (p.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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