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교사의 '남중생 다스리는 법'
여교사의 '남중생 다스리는 법'
  • 정지은 기자
  • 승인 2013.12.18 11: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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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 남중 교단 일기 <내 어린 늑대와 강아지들>

[북데일리] 가장 말을 안 듣는 때가 중2라는 말이 있다. 요즘처럼 수상한 시대에 아이들 가르치기가 얼마나 어려울지 쉬 짐작할 수 있다. <내 어린 늑대와 강아지들>(교육공동체벗. 2013)은 한 여교사가 23년 동안 남중생들과 함께 하며 겪은 이야기를 모아 펴낸 책이다.

무엇보다 초보 교사에게는 아이들을 교육시키는 노하우집일 수도 있겠다. 만약 수업 시간에 아이들이 잠을 자면 어떻게 할 것인가. 많은 교사들이 그로 인해 마음의 상처를 입는다. 하지만 이 여선생은 공부가 아이들을 짓누르는 세상이니 아이들의 잠은 교육 현실에 대항한 똥침일 수도, 체념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아니, 수업 시간에 엎드린 채로, 주워들으면서도 크고 있다고 말한다.

또 다른 학업 기술. 거친 욕설을 입에 달고 사는 아이들에게는 그 욕의 기원과 뜻을 설명해 욕을 욕답게 쓰도록 가르친다. 책읽기를 독려하기 위해서도 나름의 방법을 쓴다.

중3 정도만 되어도 아이들이 읽을 수 있는 책의 수준이 높아져 개인에 따라 독서력도 천차만별이지만, 가능하면 독서를 별로 하지 않은 아이들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을 고르는 게 가장 중요하다. <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 <바르톨로메는 개가 아니다>,<완득이>, <위저드 베이커리> 같은 성장소설들이 ‘미끼 상품’으로 아주 좋다. 재미있기 때문에 책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아이들도 독서의 신세계로 쉽게 이끌어준다. 소설의 간단한 줄거리를 소개하면서 결정적인 장면에서 ”어! 그 뒤에 어떻게 되었더라... 기억이 잘 안난다. 그런데 이 책은 도서관에 세 권이나 있더라.“ 이런 식으로 여운을 남긴다. 165~166쪽

책은 사춘기 소년들의 거칠고 미숙한 심리와 특성을 섬세하게 그리고 있다. 책을 쓴 여선생은 ‘아이들의 딱딱한 마음에 보드라운 흙 한 줌, 거기에 생명력 강한 감성의 씨앗 하나 심어 주지 못한다면 진정한 어미도 선생도 아니다’며 교사의 역할을 성찰한다.

학부모에게는 교단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자료다. 비록 일부 언론보도로 인해 왜곡된 생각을 갖고 있지만 학교는 아직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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