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캐릭터를 이용해 법을 배우는 동화
동물 캐릭터를 이용해 법을 배우는 동화
  • cactus 시민기자
  • 승인 2013.11.25 14: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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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현의 『너구리 판사 퐁퐁이』

  [북데일리] 제16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기획 부문 수상작 <너구리 판사 퐁퐁이>(창비. 2013)는 아이들에게 법의 개념을 알려주는 책이다. 법이라는 어려운 주제를 재미있는 이야기와 만화로 풀어낸다. 동물 마을에서 벌어지는 다섯 가지 사건에 대해 재판을 열어 해결한다. 다섯 가지 사건 (<모든 결과에는 원인이 있다>, <잘못된 생각, 좋은 결과>, <불가능한 행동을 요구할 수 있을까?>, <잘못된 행동을 그만두는 방법>, <악법도 법일까?>)은 우리 생활에서 실제 일어난 사건을 다룬 것이다.

 그중 <불가능한 행동을 요구할 수 있을까?>는 성적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은 사슴이 수능 당일에 시험지를 줍고 만점을 받은 일이다. 시험지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감독관과 시험지를 줍고도 신고를 하지 않은 사슴, 둘 중에 누가 죄가 있는 것일까? 성적과 입시에 지친 우리 아이들의 모습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이번 사건을 다시 한 번 잘 살펴보면, 사슴은 나쁜 마음을 먹고 시험지를 빼돌린 것이 아닙니다. 시험 본부에서 시험지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탓에 사슴은 우연히 시험지를 가지게 되었죠. 그런데 시험을 반드시 잘 봐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끼고 있던 사슴이 이 시험지를 보지 않고 돌려준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불가능한 일입니다.’ (82,83쪽)

 <잘못된 행동을 그만두는 방법>도 흥미로운 사건이다. 친한 친구인 다람쥐와 청솔모는 돼지 할아버지네 수박을 서리하기로 한다. 청솔모는 밭에서 직접 수박을 훔치고 다람쥐는 망을 보는 것이다. 망을 보던 다람쥐가 겁이 나 집으로 돌아가고 청솔모는 돼지 할아버지에게 붙잡혔다. 청솔모와 다람쥐 중 누가 벌을 받아야 할까? 너구리 판사 퐁퐁이는 둘 모두를 벌한다.

 ‘혼자가 아니라 여럿이서 함께 잘못된 행동을 저질렀을 경우에는, 각각의 행동이 전체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잘 고려해서 판단해야 하지요. 여러 명이 함께 힘을 합쳐 나쁜 짓을 저질렀으니 모두 똑같이 나쁜 녀석들이라고 판단하는 것은 위험한 일입니다. 더 큰 잘못을 저지른 이와 비교적 작은 잘못을 저지른 이를 구분해야 하죠.’ (106쪽)

 다람쥐와 청솔모는 우리 아이들이 될 수도 있다. 반 아이 중 한 아이를 따돌리는 행동을 생각하게 된다. 주동자로 불리는 아이를 따르는 무리가 있기 때문이다. 대 놓고 따돌리지 않았다고 해서 혼이 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선생님에게 도움을 요청하거나 친구를 말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동화에서 너구리 판사 퐁퐁이는 모두가 인정할 수 있는 판결을 내린다. 그러기 위해서 동물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 너구리 판사 퐁퐁이의 모습을 통해 다른 사람들의 입장이 되어 생각하는 경청하는 자세를 배운다. 동물 캐릭터를 이용해 아이들이 친근하게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동화다. 아이들과 함께 역할극으로 만들어 직접 판결을 내린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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