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감 세포'에 조종당하는 인간
'쾌감 세포'에 조종당하는 인간
  • cactus 시민기자
  • 승인 2013.11.06 08: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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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J. 린든의 『고삐 풀린 뇌』

 [북데일리] <추천> 인간이 가장 알고 싶은 건 바로 인간일 것이다. 특히, 또 하나의 우주라 불리는 뇌에 대해서 말이다. 어쩌면 우리는 뇌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안다면 영원히 죽지 않고 살 수 있다고 믿는지도 모른다. 우리 삶을 좌우한다고 할 수 있는 뇌, 그 안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걸까. 데이비드 J. 린든의 <고삐 풀린 뇌>(작가정신. 2013)는 쾌감에 대한 뇌의 기능과 역할에 대해 말한다.

“인간은 합리적이기 때문에 취해야 한다. 인생의 절정은 바로 취한 순간이다.” (55쪽, 시인 바이런의 말 재인용)

 바이런의 말처럼 인간은 합리적이다. 대부분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하려고 한다. 하지만 나를 조절할 수 없을 때를 만난다. 사랑에 빠졌을 때, 무언가에 중독되었을 때 이성적 판단은 작용하지 않는다. 뇌의 쾌감회로 때문이다. 쾌감회로를 활성화시키는 일종의 약물들(술, 마약 등)에 한 번 노출된 경우, 뇌는 그 경험을 기억하고 즐기려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쥐를 이용한 실험을 통해 뇌 스스로가 그것을 원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분명 고통스럽다는 걸 알면서도 마약에 취하거나 도박에 빠지는 이유도 같다. 이것은 쾌감회로를 자극하면 원하지 않았던 것들에 대해서도 쾌감을 느낄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인간에게 쾌감의 대상 무엇일까. 책은 음식, 섹스, 도박, 운동, 명상, 자선 기부 등이 어떻게 쾌감회로를 자극하는지 설명한다. 일반적으로 음식이나 섹스, 도박은 쉽게 쾌감을 느낄 수 있는 것들이라 이해할 수 있다. 폭식으로 이어진 과체중, 도박으로 삶을 망가뜨린 사례를 접했기 때문이다. 도박 중독의 경우, 환경과 유전자에 대해 언급한다. 도박꾼의 예를 들어 그의 할아버지가 도박 빚을 갚기 위해 아버지를 팔아 넘겼고 아버지는 어린 시절 자신을 도박굴에 데리고 다녔다는 것이다. 참여자가 아닌 관찰자로 도박에 노출되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반면 명상이나 자선 기부는 놀라웠다. 기부에 대한 실험을 보면, 다수의 참가들은 아무 조건 없이 돈을 받을 수 있다. 돈을 받았을 경우와 기부 제안을 받아들였을 때 쾌감 충주가 활성화 된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를 가장 고상한 본능에 대한 쾌감이라 부르며 이런 쾌감이 인간의 행동과 사회, 문화를 발전시킬 수 있다고 말한다.

 ‘만일 중독에 빠질 위험 없이 모든 종류의 쾌감을 느낄 수 있다면, 그래도 우리는 절제를 미덕으로 볼까? 여전히 쾌감을 노동이나 희생을 통해 얻어야 하는 것으로 간주할까? 이처럼 가장 예측하기 어려운 문제는 이런 사회적 문제들일 것이다. 그러므로 결국 쾌감의 미래를 어떻게 생각하느냐 하는 문제는 개인의 판단에 달려 있다.’ (245~246쪽)

 저자는 어떤 것들에 뇌의 쾌감회로가 활성화되는지 알았으니 뇌를 자극해 쾌감회로를 조절할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 질문한다. 그러니까 유전자를 선별하여 조절하는 방법, 뇌에 어떤 장치를 하여 심각한 위기에 빠진 중독자들을 구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과연, 그런 일은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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