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스토리]`죽` 대명사 `본죽`, 오픈이벤트 하지 않는 이유
[성공스토리]`죽` 대명사 `본죽`, 오픈이벤트 하지 않는 이유
  • 북데일리
  • 승인 2007.03.02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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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데일리]환자나 노약자를 위한 음식으로만 생각되던 죽을 대중화 시킨 ‘본죽’. 일본과 미국 등 해외로도 진출하여 한국 전통죽의 진가를 드러내고 있는 본죽은 새로운 시장을 창출한 ‘한국 블루오션’의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 받고 있다.

한 그릇의 죽에도 혼을 담는 마음과 정성을 다해 온 본죽은 단기간에 굴지의 웰빙건강식 기업으로 자리 잡으며 창업 3년만에 470여개의 가맹점을 개설했다. 이러한 성공 뒤에는 김철호 대표의 완벽을 중시하는 노력과 신중함이 숨어 있다.

본죽이 오픈 이벤트를 하지 않는 이유

김철호 대표는 어떤 가맹점도 개업할 때 오픈 이벤트를 하지 않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오픈 당일 사람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값을 할인하거나 그럴듯한 사은품을 제공하는 경우도 없다. 오히려 어떻게 하면 조용하게 오픈 할 것인가를 고민한다. 물론 본사에서는 오픈 때 사용할 수 있는 홍보 물품들이 있다. 각 매장에서 필요한 전단과 자석스티커 등의 기본 홍보 물품들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계약과정에서 오픈 전이나 오픈 당일에는 절대로 미리 홍보하지 않도록 당부한다. 이유가 무엇일까?

오픈 당일에 많이 파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얼마나 정확하게 정성들인 죽을 판매하느냐가 더욱 중요하기 때문이다. 본죽은 맞춤 죽이기 때문에 패스트푸드나 다른 죽집처럼 한꺼번에 많이 쒀 놓고 팔 수 없다.

김철호 대표는 본죽의 탄생비화를 담은 <꿈꾸는 죽장수>(거름. 2005)를 통해 “아무리 철저하게 오픈 준비를 하고 충분한 리허설을 했다 하더라도 오픈하는 가맹점의 사장은 아직 많은 점에서 미숙하다”며 “몇 그릇 파는 것보다 제대로 죽이 나가는지에 신경 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오픈 당일 가장 중요한 것은 매출이나 홍보가 아니라 죽이 제대로 나가느냐 하는 점이라는 것. “시작부터 죽이 원칙대로 고객에게 충실하게 제공되면 나머지는 그것을 알아주는 고객과 시간이 해결해 준다”는 것이 김 대표의 사업철학이다.

죽 전문점은 영업이 자리를 잡기까지 시간이 걸린다. 이 때 초조해하거나 부정적인 생각을 하게 되면 끝까지 장사를 할 수 없다. 원칙을 믿고 원칙대로 하면 손님들이 알아 줄 거라는

믿음을 갖고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주방관리

김 대표가 교육과 오픈 점검을 하면서 가맹점 사장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것은 바로 ‘주방’이다. 주방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있다면 ‘인력관리’이다. 주방에서 일하는 아주머니들은 이직과 결근이 잦다. 이런 이유로 음식점을 운영하는 사람들은 인력관리를 가장 어려운 부분으로 꼽곤 한다.

김 대표는 이에 반기를 든다. “거꾸로 생각해서 과연 자신이 인력관리를 제대로 하고 있는지부터 되돌아봐야 한다”는 것. 사장과 직원 간에 의사소통이 제대로 이뤄진다면 이런 문제는 발생하지 않는 다는 것. 그는 “입장을 바꿔 생각하면 분명해 진다”는 말을 버릇처럼 달고 다닌다. 돈이 필요해서 일을 하는 것이지 취미 삼아 즐기기 위해 일하는 사람은 없다. 말로 ‘가족처럼’을 백번 외치는 것 보다 작은 관심과 배려가 진짜 가족과 끈끈한 유대관계를 만든다. 주방 인력관리를 잘하려면 무엇보다 ‘주방 식구들’에게 인심을 얻어야 한다.

김 대표가 “적은액수라도 다른 음식점보다 조금 더 많은 급여를 주라”로 강조 하는 것도 이 때문. 또 주방에서 일하는 직원이나 그 자녀들의 경조사에는 조그마한 성의라도 표시하는 정성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명절에는 직원 자녀들의 운동화를 사준다거나 노동절이나 크리스마스에는 어떤 식으로든 성의 표시를 하는 것이 좋다. 특별히 장사가 잘돼서 바빴던 날에는 차비라도 챙겨 보내는 ‘관심과 진심’을 잊어서는 안된다.

직원들의 근무시간에도 세심하게 신경을 써야 한다. 보통 음식점에는 모든 직원이 똑같은 시간에 출근해서 똑같이 퇴근하지만 이렇게 운영하다 보면 직원 개개인의 특성이나 포지션에 따라서는 심한 피로감을 느낄 수 있다. 김 대표는 이럴 때 아침에 출근하는 직원이 조금 더 일찍 퇴근하게 만들고 늦게 출근하는 직원이 마지막에 남아 정리를 하고 퇴근하는 시스템을 강조한다. 이렇게 하면 직원들이 피로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고객이 먹다 남긴 반찬 재활용은 ‘금기 중의 금기’

매장관리와 점포운영에서도 세심함이 강조된다. 고객이 먹다 남긴 반찬 재활용은 ‘금기 중의 금기’이다. 또 죽을 쑨 냄비는 손님에게 나간 그릇과 마찬가지로 한 번 사용하면 반드시 씻어서 새로 사용한다. 위생상의 문제는 물론이고 그래야 죽 맛을 떨어뜨리지 않기 때문이다.

재로와 맛의 원칙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가맹점 사장들은 항상 재료의 상태와 양을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음식점에서 가장 최악의 상황은 재료가 떨어져 손님의 주문을 받을 수 없을 때이다.

절대 양보하지 말아야 할 사항도 있다. 음식점 운영 경험이 없는 초보 가맹점 사장들은 경험 많은 주방 직원이 하는 말에 귀를 열기 쉽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원칙대로 죽이 나올 수가 없다. 김 대표는 “주방에서 원칙을 어기는 경우, 단 한 번이라도 그냥 넘어가서는 안 된다”고 역설한다. 맛에 관한 원칙은 절대 양보하지 말라는 것. 또 자신의 경험에 안주하거나 타성에 젖어서도 안 된다. 초보 가맹점 사장들은 비교적 원칙을 충실하게 이행하는 편이나 음식점 운영 경험이 있는 이들은 경험을 믿고 타성에 젖거나 옛날 원칙을 고수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 경험이란 일반 음식점의 경험이며 죽 전문점의 경험은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원칙이란 모름지기 자기 자신에게 더욱 엄격하게 적용되어야 한다”는 것이 본죽의 철학이다.

“먹고 살기 위해 마지목해 음식장사 하는 사람이 될 것인가 아니면 희망과 비전이 있는 외식사업가가 될 것인가 그 차이는 음식에 대해 어떤 원칙과 철학을 갖고 장사를 하느냐에 있다”

김 대표는 가맹점 사장들에게 사용하는 재료의 품질 기준와 양을 정해진 원칙에 따라 정확히 지키도록 철저히 교육시킨다. 개업이후에도 꾸준히 관리하는 것 역시 이런 이유 때문이다.

죽음을 떠올 릴 만큼 괴로웠던 사업실패, 정장을 입고 호떡장수를 했던 시절 등 갖은 고비를 이겨내고 오늘의 성공에 오른 김철호 대표. 그는 본죽을 시작하는 모두가 단순한 죽장수가 아닌 자부심을 갖고 올바른 고집을 지켜나가는 ‘꿈꾸는 죽장수’가 되기를 바란다. 꿈은 꾸는 자의 것이 아니라 ‘실천’하는 자의 것임을 그는 오늘도 목 놓아 강조한다.

[고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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