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독증 해결 법 '녹음해서 외우기'
난독증 해결 법 '녹음해서 외우기'
  • 정미경 기자
  • 승인 2013.08.09 10: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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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의 지식]<익숙해지지 않는 삶>중에서

[북데일리] 자신의 아픔을 아무렇지도 않게 말할 수 있는 사람. 그들이 그런 경지에 도달하기까지 얼마나 힘든 시간을 겪었을지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익숙해지지 않는 삶>(혜화동. 2013)은 기자 출신 다큐멘터리 감독 이학준의 에세이집이다. 책에서 그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자신만의 길을 가는 열세 명의 이야기와 자신의 이야기를 버무려 소개하고 있다. ‘세 자매‘, ’버자이너 모놀로그‘, ’레이디 맥베드‘. 연극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연극배우 서주희를 쉽게 떠올릴 것이다.

책에 따르면 그와 그녀는 나고 자란 곳도 다르고 나이 차도 있고, 심지어 알고 지낸지 사흘밖에 되지 않았어도 친구다. ‘서로 교감할 수 있으면 친구’라며 그녀는 고백했고 그는 물었다.

““아무도 모르는 비밀이 하나 있는데 나는 난독증(難讀症)을 심하게 앓았어. 한 권의 책을 읽는 데 한 달이 넘게 걸리는 병이야.”

“연극배우는 대본을 외워야 하잖아? 그러면 공연 준비를 못 하는 거 아니야?”

“대본 내용을 녹음기에 담은 다음에 통째로 외워 버렸어.”

“그게 가능한 일이야?”

“죽도록 좋아하는 일인데, 못 할 게 어디 있니?”

발랄한 그녀는 까르륵 웃으며 자신의 아픔을 툭 털어놓았다. 그녀가 말하는 동안 노란색과 푸른색 광채가 출렁출렁 떠다니는 느낌이 들었다. 입을 통해 나오지 않고, 눈동자를 프리즘 삼아 퍼져 나가는 독특한 언어 때문이다. 나는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무리 지어 피어 있던 개나리꽃을 떠올렸다.” (p.74~p.75)

‘관객과 이야기를 나누며 함께 소통하고 외로움을 푸는 것‘. 그녀가 깨달은 연극의 즐거움이다. 한편, 이십 대 젊은이들에게 전할 말을 부탁하자 다음과 같이 답했다.

“인생을 간절하게 만드는 설렘을 꼭 간직하라고 해 줘. 그러면 어려움이 생겨도 정면으로 대결하게 되더라고.” (p.86)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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