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 글쓰기 훈련]<640>필사-시든 노파
[365 글쓰기 훈련]<640>필사-시든 노파
  • 임정섭 기자
  • 승인 2013.06.10 10: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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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 글쓰기 훈련]은 글쓰기 실력을 높이기 위해 매일 하는 글쓰기 연습 코너입니다. 오늘은 묘사하기입니다. 이광수의 <무정>(작가와비평. 2013)중 한 대목을 옮깁니다. 이 섬세한 글을 읽다보면, 늙고 여윈 노파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떠오릅니다.

<640>시든 노파

노파가 웃통을 벗고 마루에 앉아서 담배를 먹는다. 어깨와 팔굽이에 뼈가 울룩불룩 나오고 주름잡힌 두 젖이 말라붙은 듯이 가슴에 착 달라붙었다. 귀밑으로 흘러내리는 두어 줄기의 땀이 마치 살이 썩어서 흐르는 송장물 같다. 반이나 세고 몇 가닥 아니 남은 머리털과 주름 잡히고 움쑥 들어간 두 뺨 그리고 뜨거운 볕에 시든 풀잎 같은 그 살이 말할 수 없는 슬픔을 준다.

그도 일찍이 여러 남자의 정신을 황홀케 했던 젊은 미인이었다. 천하의 남자가 다 자기를 보고 정신을 잃을 줄 알았다. 자신의 얼굴과 몸이 영원하리라 여겼다. 그러나 그의 얼굴과 몸에 있던 아름다움은 어디로 날아가고 말았다. 그가 흘리는 땀은 그 아름다움이 녹아내리는 물인 것 같다. -일부 수정

-임정섭 <글쓰기훈련소> 소장. 네이버 카페 <글쓰기훈련소>매니저. <글쓰기, 어떻게 쓸 것인가>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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