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장원에서 생긴 일
미장원에서 생긴 일
  • 정미경 기자
  • 승인 2013.06.04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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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책 <머리가 자라는 동안>

[북데일리] 누구나 한 번쯤은 미장원에서 맘에 들지 않게 손질된 머리 때문에 기분 상한 기억이 있을 것이다. 조금만 다듬어 달라고 주문했는데, 어느 새 뭉턱 뭉턱 잘려나가는 머리카락을 보면 가슴이 콩닥콩닥 뛰기도 한다.

<머리가 자라는 동안>(한겨레아이들. 2013)은 미장원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들려주는 어린이용 동화책이다.

나, ‘베라’는 할머니와 함께 토요일마다 ‘밀라’ 아줌마네 미용실에 가는 걸 좋아한다. 잡지도 많고 다양한 색깔의 매니큐어도 있고, 사람들도 재미있기 때문이다.  밀라 아줌마는 새로운 손님이 올 때 마다 이렇게 말한다.

“윤기가 없는 건 음악을 더 들어야 한다는 뜻이에요. 머리끝이 갈라지는 건 대화가 부족하다는 거고, 머리가 엉키는 건 이웃이랑 사이가 안 좋다는 얘기고…….”

할머니 말에 의하면 아줌마는 그저 머리 모양만 예쁘게 다듬어 주는 게 아니다.

"밀라는 전문가야. 머리 모양을 다듬으면서 머릿속까지 보듬거든.”

그런데 그 밀라 아줌마가 베라에게 끔찍한 실수를 한다. 머리를 ‘조금만’ 잘라달라고 했는데, 아주 ‘조금만 남기고’ 짧디 짧게 잘라버리고 말았다. 남자아이처럼 변해버린 베라는 울어 버리고 만다. 머리카락이 다시 자라길 기다리는 몇 주 동안은 베라에게 정말 길고 괴로운 시간이다.

여전히 토요일마다 미장원에 간 베라는 화가 나서 구석에 가만히 앉아 있기만 했다. 그러는 동안 밀라 아줌마의 손질로 멋지게 ‘변신’해서 미장원을 나가는 사람들을 보게 된다. 시간이 흐르면서 베라는 다시 웃게 되고, 결국 자신의 변화를 받아들이고 즐기게 된다.

32쪽의 얇은 책을 덮고 나면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커다란 그림도 소박하고 따스한 느낌을 준다. 초등 저학년생들이 읽기 좋을 책이다. 특히 이 책은 2013 볼로냐 ‘최고의 어린이출판사상’을 수상한 포르투갈의 ‘플라네타 탄제리나’의 대표 도서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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