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 명문장] 곁에 있는 사물 나열하기
[책속 명문장] 곁에 있는 사물 나열하기
  • cactus 시민기자
  • 승인 2013.05.30 08: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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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 명문장] 박정윤의 <프린세스 바리> 중에서

[북데일리] 글쓰기의 한 방법으로 나열이 있다. 나열은 지루하지만 집중도를 높이기도 한다. 다음은 박정윤의 <프린세스 바리>(2012. 다산책방)의 한 부분이다. 다른 듯, 같은 것들을 짧게 나열했다. 굴뚝과 공장이 반복적으로 나오지만 같은 건 하나도 없다. 지금 가장 가까이 있는 사물을 나열하면서 그에 연관된 것들을 함께 써보면 어떨까?

‘걸음을 멈춘다. 굴뚝을 본다. 걸어간다. 굴뚝이다. 걸어간다. 굴뚝을 올려다본다. 이 공단지역에 자리 잡은 공장은 수십 개가 넘는다. 티타늄공장, 알루미늄공장, 스티로폼공장, 유리공장, 화학약품공장, 비료공장, 파이프공장, 공업공전성공장 고무공장, 제철공장, 스티커공장, 비닐공장, 제빙공장, 커피공장, 밀가루공장, 화장품공장, 과자공장, 아이스크림공장, 설탕공장, 알려진 공장, 알려지지 않은 공장, 이름이 있는 공장, 이름이 없는 공장, 문이 닫힌 공장, 문이 닫힌 공장, 굴뚝에 연기가 나며 돌아가는 공장. 공장에는 굴뚝이 있다. 굴뚝이 없는 곳은 수상하다. 조사해봐야 한다. 굴뚝이 있는 공장도 수상하다. 모든 굴뚝을 조사해봐야 한다. 걸어간다, 공장이다, 굴뚝이다. 나는 굴뚝을 바라본다.’(7쪽)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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