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보는 눈'을 알려주는 책
'그림책 보는 눈'을 알려주는 책
  • 김현태 기자
  • 승인 2013.04.10 10: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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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한국의 작가들>... 그림책의 재미 깨닫게 해

[북데일리] 그림책은 아이의 마음속에 씨앗은 심어준다. 그 씨앗이 자라 나무가 되고 숲이 되어 정서를 순화시킨다. 때론 머릿속에 생각의 씨앗이 되어 하늘 높이 훨훨 나는 꿈으로 자란다. 이런 까닭에 엄마들은 아이들에게 몹시 중요한 이 그림책을 선정하는 데 고민한다.

<그림책, 한국의 작가들>(시공주니어.2013)은 아동책 평론가와 출판칼럼니스트, 그림책 작가와 기자, 네 명의 전문가가 한국의 주요 작품을 소개하는 책이다. 당연하게도 이 책의 가장 좋은 점은 그림책을 보는 눈을 제공한다는 사실이다.

“그냥 읽으면 단순하거나 어렵지만, 숨은 이야기를 상상하면 할수록 깊고 오묘해진다. 눈을 감아도 튀어나올 것 같은 색 때문에 그림을 보는 재미가 남다르다.” 14쪽, 고경숙 작가의 그림책에 대하여

작품을 꼼꼼히 분석하여 다른 작가와 차별화되는 지점을 정확히 포착해 낸다. 모든 예술품이 그렇듯, 그림책은 특히나 작품의 개성이 중요하다. 그 차이점을 아는 일이 곧 그림책을 보는 안목이다.

‘이렇게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을 마다하지 않으며 면과 선을 살려 낸 덕분에 그의 그림책에는 직선이 없다. 할머니의 얼굴도 처마도 떨어지는 비조차도 손맛이 살아있는 동글동글한 선으로 이루어졌다. 원색을 활용한 색감도 좋다. 비 내리는 풍경은 남색 한지로 느낌을 살리고, 비가 갠 후의 모습은 눈이 부실 정도로 환한 노란색 한지로 대조를 이루었다. 또 그림책 전체에서 눈에 도드라지는 색은 황금색이다.’ -123쪽, 윤미숙 작가의 그림에 대하여

그림책을 보면서 엄마가 해야 할 일 중 하나는 그림책이 전하는 메시지나 숨은 의도를 아이에게 알려주는 일이다. 그럼으로써 책이라는 선물을 오롯이 받아들일 수 있다. 책은 그와 관련된 설명이 친절하게 설명한다.

“이형진 작가는 생명이 있는 것들은 저마다 사연과 이유가 있음을 그림책을 통해 말하고 보여주고 있다.“

“신동준은 자신의 작품이 세상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는 또 하나의 언어가 되길 바란다.”

“(이민희)는 크고 위대한 것들 뒤로 사라진 작은 존재들, 세상의 눈에는 대단찮아 보이지만 제각각 자기만의 이야기를 지닌 존재들이 모두 소중하고 아름답다고 이야기한다.“

독자들은 책을 읽으면서 소개된 그림책을 당장 찾아보고픈 마음이 들 터이다. 다음과 같은 내용에서 특히 그러할 것이다. 책의 저자 중 하나인 신문기자 최현미는 2003년 나온 그림책 중 최고 명장면으로 권윤덕의 <시리동동 거미동동>의 한 컷을 추천했다. 글로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바다와 맞닿는 푸른 하늘, 감당할 수 없는 넓은 하늘. 활강하는 까만 까마귀. 그 위에 당당하게 서 있는 작은 아이와 하얀 토끼. 토끼의 귀와 아이의 옷자락이 날리는 것으로 보아 바람이 꽤 거센 듯 한데 아이는 두 다리로 딱 버틴 채 팔과 가슴을 쭉 펴고 서 있다. 결코 친절하니 않은 세상과 정면 대결을 해 보겠다는 듯이.’

독자들은 이 글을 읽고 상상해 보시기 바란다. 아이들로 하여금 주인공에게 동화되게 만드는, 매력적인 장면이다.

<그림책, 한국의 작가들>은 그림책을 소개하는 흔치 않은 책이다. 한국의 그림책 작가 29인을 중심으로 대표 작품은 물론 창작 과정과 창작의 터전을 엿볼 수 있다. 책 속의 이미지를 보다보면 ‘아, 그 그림책을 이 작가가 그렸구나.’하는 반가움과 만날 것이다. 그림책을 보는 다양한 관점을 제시하는 한편, 그림책을 읽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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