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나면 마음 속에 흐르는 '비밀의 강'
읽고나면 마음 속에 흐르는 '비밀의 강'
  • 정지은 기자
  • 승인 2013.03.26 12: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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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한 동심이 찾아낸 자연의 비밀

[북데일리] 플로리다 숲 속 한 마을에 시 짓기를 좋아하는 소녀 칼포니아가 있었다. 행복하던 마을에 불경기가 찾아왔다. 마을에 물고기가 잡히지 않으면서 칼포니아 아빠네 생선 가게는 문을 닫아야 할 위기에 처한 것이다. 칼포니아는 아빠를 돕기 위해, 큰 물고기를 잡기로 결심하고 ‘비밀의 강’을 찾아 나선다.

신비로운 그림과 이야기가 들어 있는 <비밀의 강>(사계절. 2013)은 이렇게 시작된다. 여기까지는 그저 평범하다. 다음부터가 특이하다. 칼포니아가 비밀의 강을 찾아가는 방법이다. 정해진 길 대신 코끝을 따라간다. 믿기 힘든 방법이다. 그러나 자연은 자연스럽게 소녀를 강으로 인도한다. 예컨대 동물들이 나타나 길을 ‘방해’하면서 나타나게 되는 길을 따라가는 식이다.

칼포니아는 바구니 수북이 메기를 잡는데 성공한다. 돌아오는 길. 소녀는 부엉이 뿐만 아니라 무서운 곰, 표범을 만나지만, 그때마다 가장 싱싱한 메기를 건네주며 집으로 돌아온다. 이는 나눔의 미덕을 상징한다. 자연에서 얻은 선물을 돌려주는 미덕 말이다. 소녀가 잡은 물고기 덕분에 굶주렸던 사람들은 기운을 차리고, 일자리를 얻고 마을은 어려운 시기를 벗어난다.

작품을 이해하는데, ‘비밀의 강’에 대한 해석이 가장 중요하다. ‘비밀의 강’은 실재하는 강이 아니라,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드러내는 하나의 상징이다. 아이처럼 순수한 마음으로 바랄 때 대자연은 응답하고 도와준다는 진리다.

작품 끝에서 칼포니아는 다시금 비밀의 강을 찾아 나서지만 실패하고 만다. 원래 그 강을 알려줬던 아주머니는 비밀의 강은 마음속에 있다고 일러 준다.

"네가 원할 때면 언제든 그곳에 갈 수 있지. 자, 눈을 감아 보렴. 그럼 보일 테니까."

그건 바로 비밀의 강을 만나는 열쇠가 우리 마음속에 있기 때문이다. 진정으로 순수하게 바라는 마음, 자연으로부터 받은 것을 아낌없이 나눠 주는 마음을 간직해야만, ‘비밀의 강’을 만나게 되는 것이다.

책은 2012년 볼로냐 라가치 상 픽션 부문에서 우수상을 받았다. ‘원작’은 퓰리처 상을 받은 미국의 유명 작가인 마저리 키넌 롤링스가 남긴 작품이다. 1955년에 유작으로 출간되어 1956년에는 뉴베리 명예상을 받았다. 2011년 새롭게 일러스트를 꾸며 작품을 되살리는데 성공했다. 50년이 넘게 독자들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작품. 그림이 신비롭고 환상적이다. 일고 나면 마치 독자 자신이 비밀의 강 속에서 빠져나온 느낌이 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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