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작 리뷰]<걸리버 여행기>
[명작 리뷰]<걸리버 여행기>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3.02.06 18: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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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이한 여행, 상상력이 돋보여

[북데일리]<걸리버 여행기>(문학수첩.2010)는 주인공 걸리버가 항해도중 난파하며 기이한 나라에 표류하는 모험기다. 아동소설로 알려져 있지만 이 작품은 성인을 대상으로 출간된 작품이었다. 1726년 총 4권으로 출간돼 당시 시대 상황을 풍자한 소설로 지금까지 널리 사랑받고 있는 영문학의 대표적인 걸작이다.

주인공 걸리버는 대학에서 의학과 항해술을 배워 한 배에 의사로 승선한다. 하지만 배가 항해 도중 거친 풍랑으로 난파돼 걸리버는 릴리파트라는 기이한 섬에 표류한다. 그 섬은 키가 6인치 정도인 소인이 사는 나라였다. 걸리버는 국왕으로부터 음식과 옷을 받고 왕의 신임을 얻으며 잠시나마 편안한 생활을 한다.

그러나 평화로움도 잠시였다. 궁전에 화재가 났을 때 오줌을 누어 불을 끄고 이웃나라와의 전쟁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현하자 반역죄로 재판을 받게 된 것이다. 걸리버는 이웃나라로 탈출했다가 영국으로 귀국한다.

걸리버는 다시 두 번째 항해에 나섰다. 이번에도 표류해 한 섬에 도착하는데 브로브딘나그라는 거인국이다. 표류한 걸리버를 한 농부가 주워 그의 딸에게 애완동물로 건네준다. 작은 걸리버를 구경거리로 삼아 농부는 돈을 벌지만 소문은 국왕의 귀에까지 들어가 걸리버는 왕궁으로 가게 된다.

세 번째 항해는 더욱 기이한 섬에 표류하면서 시작된다. 바르니바비 왕국의 하늘을 비행하는 바류타 섬은 기하학과 음악에 심취한 사람들이 사는 곳이다. 특히 한 번 사색에 빠지면 스스로 깨어날 수 없어 하인이 몽둥이로 자극을 주는 웃지 못 할 진풍경이 펼쳐진다.

이 소설의 백미는 걸리버의 마지막 여행이다. 걸리버가 도착한 푸임무라는 나라는 말(馬)의 나라다. 마인국인들은 훌륭한 이성과 감성을 지니고 있다. 이들은 인간의 형상을 한 ‘야후’라는 가축을 사육하는데 걸리버는 처음 만난 마인국인을 주인으로 삼아 한 동안 안락한 생활을 이어간다. 걸리버는 그곳에서 계속 살기 원했지만 이루지 못한다.

이 작품에서 주인공 걸리버는 작가를 대변하는 인물이다. 당시 사회를 풍자하는 소설이라는 맥락에서 아래 두 대목은 작가의 인간혐오사상이 두드러지는 대목이다. 걸리버가 푸임무라는 나라에서 호수에 자신을 비추는 모습과 그들의 문화를 언급한 본문의 일부다.

‘호수나 샘에 비친 나의 모습을 보게 될 때, 나는 한 마리의 야후에 불과한 자신에 대하여 증오와 혐오감을 감출 수 없었다. 나 자신의 모습보다는 차라리 야후들의 모습을 한결 편안한 마음으로 지켜볼 수 있었다. 나는, 나를 참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들은 하인의 어리석음, 자식의 게으름, 다리를 다치게 한 돌, 나쁜 날씨를 표현할때 '야후 같은'이라는 말을 사용한다.’-본문 중에서

통렬한 사회 풍자소설이자 모험기인 이 작품은 무거운 내용에도 불구하고 작가가 유토피아를 향한 소망을 어김없이 드러내 흥미로움을 잃지 않는 소설이다. 특히 재기어리고 독특한 상상력을 통해 구현해낸 다양한 나라와 인간들의 모습은 현대사회를 놓고 빗대어 풍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탁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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