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위협론
중국 위협론
  • 함기수
  • 승인 2012.01.16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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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엠리치]'부산시민 강력 반발에 브레이크 걸린 희망버스’’급진 좌경 세력 몰려든 부산 한진 중공업 현장’ 한진 중공업 사태와 관련한 2011년8월1일 조선일보 머릿기사이다.

‘각목 들고 멱살잡고 뺨 때리고…우익테러의 악몽’’희망버스 거리행진 자제..보수단체는 도로점거 훼방’ 같은 날 한겨레 신문의 동일 사안에 대한 머릿기사이다.

같은 현상을 두고 보는 눈이 이렇게 다르다. 사안에 대한 시각차이가, 많은 사람들에게 어떻게 전달되고 어떤 인식을 갖게 하느냐 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이 대중은 직접 보거나 체험하지 못한 사실을 전달자로부터 전해 듣는다. 여기에 전달자의 주관이 개입되어 있음은 물론이다.

중국을 어떻게 보느냐 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문제다. 아무리 중국에 오래 살고 중국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더라도 중국의 미래 행보를 점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과거 역사를 반추해 보거나 많은 사람들과의 교류를 통해서 어설프게 짐작은 할 수 있을지언정 사람이나 정책은 때와 경우에 따라 다양하게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나치게 과장되었거나 한 쪽으로 치우친 편협한 의견은 당사자 조차도 당혹스러울 소지가 있다. 그래서 우리는 ‘균형감각’에 근거한 가능하면 사실에 가까운 의견에 목 말라 하는 지도 모른다.

얼마 전 중국 외교부가 2011년 9월부터 정례 브리핑을 현재 매주 2회에서 5회로 늘린다고 발표했다. 외교부 대변인은 이번 조치로 ‘중국과 세계 각국 간의 상호 이해와 신뢰를 증진하고 중국에 대한 외부 세계의 오해와 의심 및 우려를 줄이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한편 2011년 초 양제츠 외교부장은 한 기고문에서 ‘국제 사회는 여전히 중국에 대해 오해와 두려움을 갖고 있다. 여기에는 중국 위협론,중국 책임론,거친 중국,오만한 중국 등 다양한 이론이 있다’면서 ‘이 같은 복잡한 외국의 여론에 직면해 국제 사회가 중국에 대해 보다 객관적이고 포용적인 관점을 가질 수 있도록 공공외교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중국의 부상과 함께 세계의 언론들은 하루도 빠지지 않고 중국에 대한 논평을 쏟아 내고 있다. ‘중국 위협론’ 또한 세계가 다루는 단골 메뉴이고 금번 중국 외교부의 조치도 그만치 세계의 여타 국가나 언론들이 ‘중국 위협론’을 기정 사실화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말 그대로 중국의 경제 성장에 따른 군사력 증강이 국제 사회에 위협이 된다는 ‘중국 위협론’은 중국의 폭풍 성장으로 인해 미국 등의 기존 질서 체제의 중심 국가들이 가진, 새로운 세계 질서에 대한 두려움의 산물이라고 할 수도 있다. 이에 대해 중국은 미국 중심의 일방적인 세계 체제를 비판하고 다양한 국가들의 평등한 세계 질서를 주장한다. 즉 중국은 평화로운 다원화 사회를 추구한다는 인식을 세계에 심어 주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과연 이를 어떻게 볼 것인가? 결국 여기에 전달자의 주관이 개입될 수 밖에 없고 중국 정부는 이를 불공정한 게임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듯 하다. 사실 현존하는 세계 언론의 85%이상을 BBC,CNN 등 서구 언론이 장악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고, 아무리 객관적이고 공정한 의견을 전파한다는 미디어의 속성을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팔이 안으로 굽는 인간의 속성을 무시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특정 지역이나 국가들은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기 위한 수단의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게 되는데 1996년 개국하여 중동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는 카타르의 ‘알 자지라’ 방송이 대표적인 예가 될 수 있겠다.

중국 또한 세계 언론 시장에서 그들의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않고 있는데 방송,통신,신문의 해외 취재망을 대폭 확충하고 있고, 2009년 관영 신화 통신은 세계 시청자들에게 영어로 24시간 국제 뉴스를 방영하는 방송국을 개설했다. ‘중국판 CNN뉴스’이다.

어느 강의를 마쳤을 때 한 분이, 중국의 성장에 따라 우리가 앞으로 겪어야 할 핍박과 위협이 너무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는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고도 했다. 서구 제국 주의에 의해 자행된, 자국의 이익과 영토 확장을 위한 무자비한 정벌과는 그 성격을 달리 하고 있지만, 가공할 중화 문명의 흡입력으로 주변 국가들을 복속하거나 그들의 영향권에 두었던 것이 중국의 역사이다. 분명한 것은 아무리 평화를 가장하고, 실제로 주변 국가나 다른 나라를 핍박할 생각이 없더라도, 자국의 이익이나 이해 관계에 따라서는 얼마든지 돌변할 수 있는 것이 중국 뿐만 아닌 세계 모든 국가들의 실체이다.

실제로 중국은 국무원 신문 판공실이 최근 발간한 ‘중국의 평화발전 백서’에서 ‘나라가 강해지면 반드시 패권을 추구한다(國强必覇)는 강대국 논리를 타파할 것’이고 ‘지난 수 십년 간 계속되어온 평화발전의 길에 어떤 변화도 없을 것’이라고 강조하면서도 국가주권과 국가안보,영토보전,국가통일 등을 중국의 핵심 이익으로 꼽고 ‘이를 단호하게 지켜나갈 것’이라고 천명했다.

결국 모든 것은 스스로의 역량과 힘으로 귀착될 수 밖에 없다. 중국의 성장을 위협이 아닌 기회로 만드는 것은 전적으로 우리 몫이다. 맹목적인 낙관은 물론 금물이지만 지나친 불안이나 견제는 더 독(毒)이 될 수가 있다. 치우치지 않은 균형감각을 바탕으로 냉정하게 국제 정세를 분석하고 우리의 실력을 키워야 한다. 여유 있고 넉넉한 이웃을 무작정 핍박하고 싫어할 이웃은 없다.

[아이엠리치(www.ImRICH.co.kr )함기수 칼럼니스트 / 세계화전략 연구소(www.bestgsi.com )자문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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