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김영하 "쌍둥이 발언" 알고보니...
소설가 김영하 "쌍둥이 발언" 알고보니...
  • 북데일리
  • 승인 2005.09.02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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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비밀인데, 저한테 쌍둥이 동생이 있어요. 동생은 재미있는 아이디어가 많아요. 대부분의 아이디어를 동생한테 얻어요"

우리 문단의 이야기꾼으로 소문난 소설가 김영하가 깜짝 고백을 했다. 31일 방송한 KBS1 `낭독의 발견`을 본 사람들은 모두 놀랐을 터. 이날 방송에 출연한 김영하는 진행을 맡은 김지영 아나운서가 많은 일을 한꺼번에 하는 비결을 묻자 쌍둥이 동생과 공동작업을 하기 때문에 힘들지 않다고 대답했다.

순간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김지영 아나운서, 그런 이야기를 전혀 들은 적이 없었던 그녀는 "진짜 동생 아니죠? 가상의 쌍둥이 동생이죠?"라며 되물었다. 결국 김영하는 "농담입니다"라며 실토했다. 워낙 많은 사람들이 그런 식의 질문을 많이 해 김영하가 생각해낸 것이 `쌍둥이 동생`이었던 것.

이날 방송에서도 김영하는 자신의 열 번째 책 `랄랄라 하우스`의 제목을 동생이 지었다고 말해 `쌍둥이 동생`의 용법을 확실히 보여줬다.

한편으로 당황스럽고 엉뚱한 이야기였지만 시청자들은 김영하의 재치와 기발함에 탄복했다. 그는 방송에서 어린 시절의 이야기, 소설가로서의 생각, 일상의 이야기를 그는 솔직담백하게 풀어나갔다. 편안한 말투의 이야기는 흥미로웠다.

"열 살 때 연탄가스를 마셔서 열 살 이전 기억은 전혀 없어요" "한줄 한줄 피를 짜내서 쓴다면 뻥이고, 생각하는 것보단 공이 많이 들죠" "소설가는 정말 좋은 직업이죠, 글만 안쓰면"

소설가의 특권은 집에서 ‘딩굴딩굴’ 굴러도 `구상 중`이라는 말이면 다 넘어가는 것이라는 김영하는 그래도 책을 마무리할 때의 팽팽한 긴장감을 사랑했다. 출판사에서 자신의 책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분주함을 느낄 때가 `내가 소설가구나`라고 느끼는 순간이라고.

특히 이날 방송은 김영하가 국내 최초로 시도한 `낭독 프리미어`의 현장을 소개해 관심을 모았다. 기존엔 책이 나오면 언론에서 북리뷰를 쓰고 독자들이 정보를 얻었다면 `낭독 프리미어`는 영화 시사회와 마찬가지로 작가가 어떤 책을 썼는지를 최초로 공개하는 자리.

지난 달 23일 있었던 행사장에서 김영하는 익살스런 설명과 진지한 낭독으로 독자들을 즐겁게 했다. 방송은 현장을 그대로 화면에 담아 `낭독회`의 가능성을 시청자들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정부나 지자체가 나서 `낭독의 집`을 세웠으면 좋겠다`는 김영하의 아이디어가 눈에 띄었다. 그는 유명 문인들의 생가를 복원하는 것보다 집을 사서 그 속에서 작가들이 낭독하는 공간으로 꾸미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낭독의 발견`에 꼭 맞는 초대손님이었던 김영하는 이날 황동규 시인의 `퇴원날 저녁`을 낭독하고 마저 남은 이야기를 툴툴 털어낸 채, 짧은 방송시간을 마무리했다.

아마 이날 방송을 본 시청자들은 김영하의 유쾌하면서도 의미 있는 대화에 깊은 여운을 떨쳐내지 못했을 듯하다. 바로 `낭독의 발견`만이 전해줄 수 있는 진한 감동 때문이다. (사진 = 출처 문학과지성 홈페이지 www.moonji.com) [북데일리 김진수 기자] apple@p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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