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에서 바뀐 인생` 박원순 변호사의 책사랑
`감옥에서 바뀐 인생` 박원순 변호사의 책사랑
  • 북데일리
  • 승인 2005.09.01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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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 `권인숙 성고문사건` `미문화원 점거사건` `서울대 우조교성희롱 사건`을 맡아 인권변호사로 유명해진 박원순 변호사. 현재 그는 ‘아름다운 재단’이 벌이는 `1퍼센트 나눔 운동`의 전도사로 활약 중이다.

사회운동가로 바쁜 삶을 살아가고 있는 그를 MBC `사과나무`가 만났다. 지난 31일 방송에선 박원순 변호사가 일생일대 삶의 전환기를 맞은 결정적인 계기를 소개해 시청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75년 서울대 법대 신입생이었던 그는 여학생과의 미팅을 기다리고 있다가 우연히 학생시위에 연루 된다. 이 일로 그는 학교에서 재적을 당하고 4개월간 감옥생활을 하게 된다.

하루아침에 벌어진 날벼락 같은 일이었다. 그러나 박원순 변호사는 그 감옥에서의 4개월이 지금의 자신을 이끌어준 `사과나무`였다고 밝혔다. 감옥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박원순 변호사는 "감옥이 책읽기 좋은 장소였다"며 감옥에서 밤낮없이 독서에 매진했던 사실을 밝혔다.

방송에 따르면 그때 읽은 책은 무려 천여권에 달했다. 이후에도 그의 삶에 책은 늘 길동무가 되어 주었다. 날마다 퇴근 후에 들러 1~2시간씩 책을 읽다 가곤 했던 헌책방에는 주인이 그를 위해 따로 만들어준 공간이 있을 정도였다.

미국 하버드 대학에서 유학할 당시, 법대 도서관의 지하 3층부터 지상 7층까지의 모든 책을 섭렵했다는 이야기는 유명하다. 박원순 변호사의 아내는 남편의 자료를 복사하다가 과로로 쓰러지기도 했다.

시민운동을 시작하면서 집과 차를 포기했다는 박원순 변호사. 그럼에도 그가 누리는 유일한 사치가 바로 `책사치`다. 수만권의 책을 기증했지만 벌써 그의 책장에는 책이 빼곡히 들어차 있다. 이날 방송에서 최초로 공개된 박원순 변호사의 집은 사방이 온통 책이었다. 독서는 생활이고 특기는 자료 스크랩, 취미생활로 자료 정리를 한다는 말이 과장이 아니었던 것.

박원순 변호사에게 감옥에서 읽었던 책이 없었다면 어쩌면 우리는 `공안검사`의 한사람으로 박원순이라는 이름을 기억하고 있을 지도 모른다. 그가 날마다 부지런히 헌책방과 도서관을 들락거리지 않았더라면 지금의 `아름다운 재단`도 `1퍼센트 나눔 운동`도 없었을 지도 모르는 일.

책이 한 사람의 인생에 있어 얼마나 결정적인 계기가 되는가를 이날 방송은 잘 보여줬다. 박원순 변호사에게 책은 지성의 원천이자 양심의 파수꾼이었다. 어떻게 살 것인가를 고민하는 청년들에게 이날 방송은 `책을 읽으라`고 말하는 듯하다. [북데일리 김진수 기자] apple@p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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