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작가 예랑 “나는 활자 중독”
드라마 작가 예랑 “나는 활자 중독”
  • 북데일리
  • 승인 2007.01.25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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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데일리] ‘맹가네 전성시대’ ‘결혼합시다’ ‘천생연분’... 인기작품목록을 가진 드라마 작가 예랑. 최근 그녀의 수상했던 행보가 하나 둘 드러나기 시작했다. 먼저 눈길을 끄는 것은 지난해 자신의 이름으로 발표한 두 권의 책 <키다리 아저씨>(이미지박스. 2006), <사랑아 웃어라>(이미지박스. 2006)를 낸 출판사 이미지박스와 경제경영분야 베스트셀러 <밀리언달러티켓>(마젤란. 2006)을 만든 출판사 마젤란이 모두 그녀의 작품이라는 사실. 놀랄 일은 이뿐만이 아니다.

황신혜의 란제리 브랜드 ‘엘리프리’ 박정수의 ‘수안애’까지 론칭 시켜 히트작으로 만들어냈다. 2003년 예랑이 설립한 회사 (주)아이비더블유가 출판과 의류사업 모두를 운영하고 있다. 글 쓰는 재주는 물론 사업수완까지 그야 말로 팔방미인이다.

드라마 준비로 잠을 거의 못자고 있다는 예랑은 “아직은 드라마작가 예랑이라고 불리는 것이 가장 편하다”며 머쓱한 웃음을 지었다. 드라마 작가와 사업 모두 끊임없는 아이디어와 상상력을 필요로 하는 일. 예랑은 이 모든 것을 ‘책’을 통해 얻고 있다. 스스로를 ‘활자 중독’이라고 표현하는 그녀는 “글을 쓰다 막히면 어떤 책이라도 잡고 상상력을 달라는 간절한 심정으로 읽어 내려간다”고 했다. 예랑에게 책이란 구조요원이요, 동업자인 셈이다.

매일 한 페이지라도 반드시 읽는다는 예랑은 책은 한번 멀어지면 다시 친해지기 어려운 존재라는 지론을 갖고 있다. 작정하고 시간 내기 힘든 세상. 하루 한 페이지라도 ‘무조건’ 읽는 것이 책과 친해지는 가장 좋은 방법이란다.

활자 중독자 예랑이 강력 추천하는 책은 <섬>(민음사. 2001)을 포함한 장 그르니에 선집들. 예랑을 작가로 만들어준 책이고, 출판사를 하고 싶은 욕구를 불러일으킨 책이니 특별한 의미가 깃든 작품이다.

“철학적인 상식을 바탕으로 한 글이지만 읽기는 무척 쉽죠. 그것이야말로 장 그르니에 문체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해요. 늘 그의 작품을 읽다 보면 내가 알았던 삶에 대해 다른 시각을 갖게 됩니다”

장 그르니에 예찬론을 펼치는 눈빛이 반짝였다. 인터넷 서점이 없던 시절. 선집 출간 시기를 확인하기 위해 참새가 방앗간 드나 들 듯 동네 서점을 ‘오락가락’ 했을 정도로 예랑은 장 그르니에의 열혈 팬이었다.

<섬>을 포함한 장 그르니에의 여러 작품에 영향을 받아 작가가 되기로 마음먹었고 출판사까지 하게 됐으니 감동을 넘어 삶의 나침반이 된 책인 셈이다.

이어 추천한 책은 김형경의 <천개의 공감>(한겨레출판. 2006). “여자라면 읽으면서 마음이 안정되고 순화되는 느낌을 받을 것 같다”며 일독을 권했다.

예랑이 좋아하는 저자는 중앙일보 정진홍 논설의원이다. 한편의 글이라도 오십 번 이상의 퇴고를 거쳐 스스로를 울리지 않으면 글을 내놓지 않는다는 그의 완벽주의에 언제나 깊은 인상을 받는다고. 또한 정진홍이 지난해 발표한 <완벽에의 충동>(21세기북스. 2006) 역시 빼놓지 않고 읽었다고 전했다. 예랑은 “정확성과 간결성, 전달력이 뛰어난 정진홍의 글을 선호 한다”며 “소설보다는 인문, 경제 경영서를 즐겨 읽는 편이라 그의 작품을 더욱 자주 접하게 된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예랑은 책을 무기삼아, 독서를 무기 삼아 글을 쓰는 성실한 작가다. 드라마를 가르칠 때 역시 입술이 부르틀 정도로 책읽기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읽은 것이 없는 이가, 토해낼 것이 많으리라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매일 스스로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한 페이지’를 연다는 예랑. 소망을 열정으로 이뤄낸 그가 또 어떤 흥미로운 사고를 칠지 궁금하다.

[김민영 기자 bookworm@p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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