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살 소녀와 49살 코끼리 `감동적인 우정`
7살 소녀와 49살 코끼리 `감동적인 우정`
  • 북데일리
  • 승인 2006.12.29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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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데일리] 푸야는 일 년의 반은 독일에서, 반은 인도에서 지내는 7살 소녀다. 샨티는 푸야가 가장 좋아하는 49살의 코끼리. 인도사람들에게는 신으로 숭배 받는 존재지만, 아이와 있을 때만큼은 장난꾸러기로 돌변한다. 물세례를 퍼붓고, 간지럼을 태우고, 코로 그네를 태워주는 등. 둘은 스스럼없이 어울린다.

푸야와 샨티의 아름다운 우정은, 포토 에세이 <코끼리소녀 푸야>(조화로운삶. 2006)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특히 코끼리에 대한 아이의 신뢰는 절대적이다.

“끝이 부드러운 기다란 코는 내 목을 쓰다듬고 티셔츠 속으로 파고들어 꿈틀거린다. 그러면 얼마나 간지러운지 모른다. 샨티의 코를 밀어내기 위해 나는 바닥을 구른다. 대체 샨티는 내가 간지럼을 타는 곳이 어디인지 어떻게 알았을까? 엄마는 절대 가르쳐주지 않았다고 한다.” (‘간지러워, 샨티’ 中)

부모님은 혹여 코끼리가 아이를 공중으로 던져버릴까 염려하지만, 푸야는 ‘쓸데없는 걱정’이라고 대꾸한다. 샨티는 자신을 너무도 좋아하기 때문에 ‘절대’ 그럴 리가 없단다.

책에는 샨티 외에도 다양한 코끼리가 등장한다. 말썽쟁이 아기 코끼리 비야안부터 1미터도 넘는 상아를 가진 거인 라야, 서커스단에서 공연을 했던 라니, 무리의 우두머리인 마탈리와 그 옆에 항상 붙어 다니는 아기 마데비, 고아지만 옆에서 챙겨 주는 다른 코끼리들 덕에 외롭지 않은 판두까지. 각기 다른 사연을 안고 살아가는 코끼리들과 푸야가 나누는 특별한 교감은 보면 볼수록 깊은 울림을 준다.

푸야의 코끼리 사랑은 단지 우정을 나누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부모님으로 하여금 인간에게 학대받는 코끼리들을 위해 ‘푸야코끼리돕기협회’를 만들게 했을 정도다. 아이의 꿈은 샨티처럼 갇혀 지내는 코끼리들이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살 수 있는 ‘코끼리 양로원’을 만드는 것. <코끼리소녀 푸야> 곳곳에서 이 같은 소녀의 바람이 엿보인다.

책은 인간에 의해 고통 받는 코끼리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리고, 인간과 자연의 공존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를 마련해 준다. 때론 어른이 아이에게 배워야할 것이 더 많은 듯하다.

[김보영 기자 bargdad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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