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과 귀가 유난히 커서 항상 아이들의 놀림감이 되었던 이영미 교사(대구경북여정보고)는 할머니의 말 한마디에 의해 인생이 달라졌다. 당시 동네에서 한 대밖에 없었던 텔레비전 앞에 모인 구경꾼들 사이에서 할머니는 손녀를 쓰다듬으며 말씀하셨다.
"저 사람이 대통령된 거 다 저리 크고 잘 생긴 귀때문일기라. 그래도 저 대통령 귀는 우리 아 귀만은 못한기라, 이 귀땜에 우리 아는 저 대통령보다 더 큰 사람될낀데"
이 교사는 난생 처음 자신의 귀에 대한 칭찬을 들었고 그 때까지 마음 속에 잔뜩 쌓여있던 열등감은 우월감으로 바뀌었다.
연기자 최불암은 청년 시절에 선보였던 연극 햄릿이 실패하자 모든 걸 포기하고 자살을 선택했다. 자신이 살고 있던 집의 다락방 창밖으로 몸을 내 던지려는 순간 갑자기 대학 선배의 말이 떠올랐다. "불암아, 노역(老役)은 널 따라올 배우 없다"
작가 이순원은 어린 시절 글짓기 대회에서 수도 없이 떨어졌다. 그 때 선생님은 어린 순원에게 용기를 주셨다. "좋은 열매는 천천히 피는 꽃에서 맺히는 거야."
한국인 최초로 빅리그의 명문구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입성한 축구선수 박지성은 월드컵에 앞서 치뤄진 골드컵 때 왼쪽 다리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했다. 그가 홀로 탈의실에 있을 때 통역관과 함께 들어온 히딩크 감독은 "박지성은 정신력이 훌룡해, 그 정신력이면 반드시 훌룡하게 될 거야"라며 격려했고, 박지성은 월드컵 내내 그 말만 생각하며 경기에 임했다.
평범하기 짝이 없는 말 한마디가 한 사람의 인생을 바꾸고 나아가 세상을 바꾸기도 한다.
`아이를 빛나게 하는 금쪽 같은 말`(2005. 나들목)은 부모라면 한번 읽어봐야 할 교육실용서다. 일본 치바대학의 교수이자 심리학자인 다고 아키라는 이번 책을 통해 `아이를 빛나게 한다`는 표현으로 자녀 교육관을 내세우고 있다. 부모의 진심이 담긴 말 한마디가 아이의 마음 속에 오래 남아 아이의 미래에까지 영향을 끼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매일 매일 아이에게 선물을 주듯 수시로 칭찬과 격려의 말을 해줌으로써 `말을 통한 마음 전하기`를 실천하자고 강조한다.
어디 한 번 해볼까 - 아이가 자신감이 없거나 쉽게 주눅이 드는 상황에서 이 한 마디를 해보자. 금방은 아니더라도 서서히 용기와 자신감을 갖는 아이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엄마(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 아이는 항상 부모를 자신의 표본으로 삼는다. 아이가 잘못을 하거나 실수를 했을 때 다그치지 말고 "엄마가 했다면 어떻게 했을까"라는 말로 입장을 바꾸어 놓고 생각할 수 있는 여유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
모르는 것을 물어보는 것도 용기란다 - 아이에게 세상은 온통 물음표 덩어리다. 왜, 어떻게, 무엇때문에 등과 같은 질문들이 아이의 언어다. 부모는 아이에게 모르는 것이 있으면 즉각 누구에게든지 물어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아이로 하여금 모르는 것은 절대 잘못이 아니라는 것을 깨우치게 해야 한다.
남의 비웃음에 신경쓰지 말아라 - 아이가 친구들의 웃음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경우가 있다. 친구들의 웃음은 비웃음이 아니라 아이에 대한 관심의 표현임을 주지시켜야 한다.
잘했어! - 아이가 친구와 다투고 난 뒤 화해했다고 했을 때 이 한마디를 해주면 아이는 뿌듯해 한다. 아이는 자신이 한 행동이 올바른 것이고 부모의 칭찬까지 곁들여져 스스로에게도 감사해한다.
이번엔 엄마(아빠)가 졌어 - 아이가 어이없는 실수를 저질렀을 때 "어이가 없어서, 기가 막혀"와 같은 표현은 삼가해야 한다. 아이가 자신에 대해 실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그만 실수라도 너그럽게 웃으면서 "엄마(아빠)가 졌다"라고 한 뒤 다시 똑같은 실수가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배가 고프면 일단 먹자 - 아이에게 먹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 아무 이유없이 풀이 죽어있거나 활기가 없을 때 먹는 것부터 시작해서 아이에게 생기발랄함을 되찾아주는 것이 필요하다,
너는 리더야 - 아이가 누군가에게 기대지 않고 스스로 뭔가를 할 수 있게 하고 이끌어 갈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족끼리 캠핑이나 등산을 갔을 때 아이를 대장으로 하고 부모가 아이의 졸병이 되어서 아이가 시키는 대로 따라가보자. 아이의 태도가 눈에 띄게 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말은 그 힘이 세다. 짧은 말을 주고 받더라도 그 말은 아이의 마음 속에 오래 남겨진다. 저자는 "금쪽같은 내 아이에게 해 줄 수 있는 금쪽같은 말 한마디는 부모가 아이에게 주는 가장 큰 선물"이라며 힘주어 당부다.
(사진 = 탤런트 최불암, 소설가 이순원, 프리미어리거 박지성)[북데일리 정문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