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모, 후루타...아다치 미츠루 만화 속 야구선수들
노모, 후루타...아다치 미츠루 만화 속 야구선수들
  • 북데일리
  • 승인 2006.12.18 0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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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데일리]야구만화의 달인, 혹은 스포츠물을 빙자한 로맨스만화의 달인인 아다치 미츠루의 신작 <크로스 게임>의 키워드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시속 160km를 던질 수 있는 남자` 이고, 다른 하나는 `그래도 뺏으면 안 돼` 입니다. 특히 코우를 두고 와카바가 아오바에게 남긴 `그래도 뺏으면 안 돼` 라는 말은 그 해 여름 와카바가 죽으면서 고등학생으로 성장한 아오바가 코우에게 관심이 갈수록 큰 짐으로 남을 말입니다. 이처럼 아다치 미츠루는 일상적인 대사 하나하나에 이후의 스토리 전개의 큰 역할을 할 의미를 부여하는 재주가 있습니다. 그래서 아다치 미츠루의 작품들은 한번이 아니라 두세번을 봐야한다는 말을 하죠.

그렇다면 아오바가 말하는 시속 160km를 던질 수 있는 남자는 과연 누구일까요? 저 말을 할 때 아오바는 자신의 방에 걸린 사진을 가만히 들여다봅니다. 야쿠르트 스왈로스의 줄무늬 유니폼을 입고 등번호 53번을 달은 우완투수. 그는 이가라시 료타라는 실제 야구 선수입니다. 1979년생으로 1997년부터 프로야구에서 계투로 뛴 선수입니다. 2004년 한신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출전해 158km의 빠른 공을 던져서 주목받았고, 현재 일본야구 전체를 통틀어서 가장 빠른 공을 던진다고 공인받은 선수입니다. 바로 아오바가 말한 160km를 던질 수 있는 남자입니다.

또 하나 재미있는 점은 야구만화를 잘 그리는 아다치 미츠루, 작가 본인이 바로 야쿠르트 스왈로스의 열혈팬이라는 것입니다. 그는 야쿠르트 스왈로스 공식 팬클럽의 광고까지 그려줄 정도의 매니아입니다. 광고 속 모델은 (H2)에 나온 하루카가 맡았고요.

아다치 미츠루 최고의 걸작으로 평가받는 (H2)에는 주인공인 히로와 그의 영원한 동반자인 포수 노다가 나옵니다. 이 둘은 센카와 고교의 배터리로 신생팀인 센카와 고교를 고시엔에서 우승시킵니다. 여기서 고속포크를 던지는 히로의 모델이 된 선수가 바로 오사카 PL학원의 명콤비 쿠와타와 키요하라라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이 둘은 고시엔 대회에서만 20승을 합작해낸 명콤비입니다. 그러나 만화속 노다는 포수이고, 키요하라는 1루수라는 점에서 조금 다르기도 하고, 쿠와타가 요미우리 자이언츠 소속이라는 점에서 아닐 확률이 많습니다. 아다치 미츠루는 요미우리 자이언츠는 싫어하거든요.

그런 관점에서 PL학원의 쿠와타와 키요하라가 아니라 히로의 모델은 노모 히데오고, 포수인 노다의 모델을 후루타 아쓰야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노모 히데오는 잘 알려졌다시피 동양인 최초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박찬호 선수와 선의의 경쟁을 펼치던 투수이고, 후루타 아쓰야는 88 서울올림픽에서 노모 히데오와 함께 호흡을 맞춘 포수입니다. 그리고 후루타는 아다치 미츠루가 좋아하는 야쿠르트의 선수로 2006년에는 야쿠르트의 감독으로 취임했습니다.

보통 경기 내내 얼굴을 보호하기 위한 마스크를 써야하는 포수의 경우 안경을 쓴 선수를 찾아보기 힘든데 후루타는 매우 드물게도 안경을 쓴 포수입니다. (H2)의 노다 역시 안경을 쓴 포수이죠. 그래서 후루타가 노다의 실제 모델이라는 의견도 많이 있습니다. 또 히로를 노모 히데오라고 하는 것도 바로 히로의 주무기가 포크이기 때문입니다. 노모 히데오는 포크볼을 앞세워 세계 최고의 무대라는 메이저리그를 정복한 선수죠.

실제 야구 선수가 등장하는 만화는 아다치 미츠루의 만화들만이 아닙니다. 미츠다 타쿠야의 <메이저>나 와타나베 야스히로의 <와일드 리거>에는 실제 야구선수에게 이미지를 따 온 선수들이 많이 나옵니다. 심지어 타나카 아키오의 <일단 던져>에는 주인공인 마사무네를 제외한 모든 선수가 실명으로 나옵니다. 그림까지도 실제 선수와 매우 흡사하고요. 1996년에 일본 주니치 드래곤즈로 진출한 선동열 투수까지 만화에 등장할 정도니 정말로 세밀하게 그려낸 셈입니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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