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팬, 너는 대체 뭐가 되고 싶니?
피터팬, 너는 대체 뭐가 되고 싶니?
  • 북데일리
  • 승인 2006.11.28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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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데일리] 영원한 우리의 어린 소년 ‘피터팬’ 그가 돌아 왔다. 옛날 옛적까지는 아니지만 누군가가 들려주는 이야기로 아니면, 피터팬이란 영화로 한번쯤은 그와 만난 경험은 누구나가 가지고 있다.

버려진, 아니면 부모가 실수로 잃어버린 아이들을 아이들의 꿈의 공간이 네버랜드로 데려가는 피터팬, 그리고 요정 팅커벨과 함께 아슬아슬한 모험을 즐기는 그들의 이야기는 용기와 희망, 네버랜드라는 아득한 공간에 대한 동경을 심어줬다. 속편 비슷한 영화 <후크>가 어른이 되어버린 피터팬이 다시 네버랜드를 찾는다는 이야기로 전 세계인들의 가슴을 누린 것도 아마도 어린 시절의 추억이 든 피터팬 때문일 것이다.

그 피터팬이 돌아왔단다. 공식 속편 <돌아온 피터팬>(김영사. 2006)이 등장한 것이다. 원작자인 제임스 M. 베리는 피터팬에 관한 모든 저작권을 한 아동 병원에 넘겼다. 그 아동병원에서 100년 만에 속편을 써줄 작가를 모집했고, 저자 제랄딘 매커린이 전 세계에서 모인 후보 2백여 명과 치열한 경합을 벌인 끝에, 속편 집필의 행운을 거머쥐었다.

속편의 떠들썩하고 요란한 잔치는 우리나라라고 예외가 될 수는 없다. 잦은 광고와 이벤트로 이미 알 사람은 다 알아버린 피터팬, 그 이야기가 궁금해 책을 뒤져보게 만든다.

이야기의 시작은 어른이 되어버린 네버랜드의 아이들이다. 네버랜드의 아이들은 피터팬을 두고 웬디를따라 다시 원래의 세계로 돌아온 것, 그렇게 세월이 지나 아이들은 어른이 되어 버렸다. 어른이 되어 버린 아이들은 여러 모습으로 자랐고 가정도 가졌고, 직업도 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아이들은 네버랜드의 `꿈`을 꾼다. 꿈이 꿈으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꿈이 사실이라고 증명이라도 하듯이 자고 일어나면 꿈의 흔적이 남는다. 칼이나 미역 같은 것들이 말이다.

웬디를 중심으로 아이들은 해결방법을 모색한다. 결론은 네버랜드로 돌아가 보기로 한 것. 다시 네버랜드로 여행을 떠나자는 것이다. 그렇게 이들은 아직 어린아이인 채로 있는 피터팬을 만나러 아이의 옷을 입고 요정의 가루를 뿌려 네버랜드로 떠나간다.

후크와 피터팬이 기다리고 있는 그 곳에서는 과연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이 부분은 책의 재미를 위해서 남겨놓아야 할 부분이다. 그들은 대체 어떤 일을 겪을 것이며 또 그 이후는 어떻게 될까? 즐거운 마음으로 네버랜드를 따라서 소리 없이 나는 무임승차를 즐겼다.

하지만 요즘 `피터팬 신드롬`이라고 하면 자라고 싶지 않은 마음을 이야기한다. 요즘은 이런 피터팬의 마음을 성년이 되어서도 자립하지 못하는 어른들을 칭할 때 주로 사용한다. 경제적으로도 그렇고 정신적으로 그렇게 부모에게 의존하고 있는 세대는 어느덧 자라고 싶지 않은, 어른이 되고 싶지 않은 피터팬과 연관 지은 것이다.

한 순간 웬디와 그 네버랜드 아이들이 다시 아이의 옷을 입고 작아져 네버랜드로 떠난다는 설정이 그들의 삶이 순탄하지 않거나 그때의 그 시절을 동경했기 때문이 아닐까하는 의문이 든다. 그래서 네버랜드의 꿈을 그들은 꾸게 된 것이고 다시 아이가 되기로 스스로 결정한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작가는 사실 어른이 되어 힘든 우리를 잠시 꿈꾸게 만들려는 것은 아닐까?

<돌아온 피터팬>에서 어른이 다시 아이가 된다는 설정은, 영화 <후크>에서 어른이 되어버린 피터팬이, 어른이 채로 네버랜드로 돌아온다는 설정보다 어설프기 그지없다. 하지만 혼자만 어린아이인 채로 네버랜드에 남았던 피터팬은 후크의 "너는 어른이 되면 뭐가 되고 싶어?"라는 질문에 뭐라고 대답을 할까?

어른이 되는 코드, 그것은 바로 미래에 대한 꿈이었던 것이다. 우리가 날마다 달라지고 자라고, 성장하는 원동력은 미래이다. 어떤 학교에 들어가고, 어떤 공부를 하고, 어떤 직업을 가질 것이며, 어떤 사람이 될 것이라는.. 어떤 사람을 만나서, 사랑을 하고, 그 사람과의 미래를 꿈꾸는 것, 그것은 우리를 어른으로 만들어 준다. 그럼 피터팬은 어떨까? 피터팬은 그 물음에 어떤 대답을 했을까?

어른과 아이, 피터팬과 그 친구들은 그 경계에서 어떤 선택을 할까?

영원히 어른이 되고 싶지 않았던 피터팬, 나는 그의 대답이 궁금하다. 아니, 사실은 나에게 묻고 싶다.

“넌 뭐가 되고 싶은 거니?”

[북데일리 장하연 시민기자 xx200020@naver.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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