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 급등 어떻게 봐야할까
국제 유가 급등 어떻게 봐야할까
  • 아이엠리치
  • 승인 2007.10.22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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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국제유가가 그야말로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석유 한 방울 안 나오는 우리나라로서는 원유가격이 오르면 우리나라 경제 전체에 대단한 영향을 주는 것이 당연하다.


세계원유시장은 철저한 수요와 공급이라는 경제원칙에 의해서 돌아가고 있는데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데 반해서 산유국은 증산에 소극적이기 때문에 기격이 치솟고 있다. 10월19일(현지시간) 뉴욕 상업거래소(NYMEX)에선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11월 선물 가격은 장중 배럴 당 90달러를 넘어서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국제 유가 급등의 원인은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지만 근본적인 이유는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로서 수요는 많은데 공급이 부족해서 가격이 오르는 것이다. 원유시장의 수급 불안은 일시적인 것이 아닌 구조적인 현상이며, 이에 따라 국제 유가가 장기적으로 상승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원유 공급 부족의 다른 원인은 최근 몇 년간 OPEC의 생산량이 글로벌 시장의 원유 수요를 전혀 따라가지 못하면서 공급 부족 현상은 더욱 심화되는 추세다. 또한 OPEC 회원국들이 1ㆍ2차 오일쇼크 이후 원유 생산 설비 투자를 거의 늘리지 않은 까닭도 원인이 되고 있다. 원유 가격이 하락세를 보일 때마다 감산 결의를 통해 국제 유가를 인위적으로 조절해 왔는데 OPEC가 생산량을 늘리지 않으면 국제 유가 100달러 시대가 몇 개월 남지 않았다는 얘기가 그래서 나오고 있는 것이다.


베네수엘라 등 남미 산유국들을 중심으로 한 자원 민족주의 물결과 세계 최대 석유 소비국인 미국의 정유시설 가동률이 예년 보다 낮아진 것도 국제 유가의 장기 불안 요인이다.


반면 국제 원유시장의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미국의 에너지정보청에 의하면 글로벌 경제의 성장세와 함께 원유 소비량이 오는 2010년까지 연 평균 1.9%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중국ㆍ인도 의 원유 소비 증가가 대단한 상황이다. 이런 이머징 마켓의 경제성장이 거듭될수록 에너지 자원에 대한 수요 증가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중국은 2003년과 2004년 원유 소비량 증가율은 각각 12%와 16%에 달했는데 중국의 경제구조는 농업에서 제조업 기반으로 급속히 바뀌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원유 소비량은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의 현재 에너지 소비 규모는 미국의 절반에 불과한데 앞으로 계속 고도성장을 유지하고, 산업화를 가속화된다면 중국은 미국보다 더 많은 원유를 소비하게 될 것이란 전망이다.


국제금융시장에서 환율의 메커니즘도 원유 생산을 줄이게 만드는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3년간 달러화 가치는 유로화 대비 30% 가까이 떨어져서 산유국이 같은 달러 가격으로 유럽에 기름을 판다면 30% 가격 손실을 입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OPEC 회원국들을 비롯한 산유국들은 유가를 끌어올리려고 한다. 달러 약세로 인한 손실분은 감산을 통해 보전 받기 위해서인데, 이란 등 몇몇 산유국들은 원유의 기준가격을 유로화로 바꾸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는 형국이다.


뿐만 아니라 달러 약세는 투기자금을 원유 시장으로 끌어들인다. 헤지펀드들은 주식이나 채권은 물론 금ㆍ은 같은 귀금속과 비철금속, 그리고 원유 등 시세차익을 올릴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나타나 공격하는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들어서만 원유시장에 1000억 달러 이상이 투기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그래서 각국은 원유ㆍ천연가스 등 에너지 자원 확보를 위한 외교적 분쟁 및 협력이 지구촌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으며 미래의 에너지 자원 확보를 위한 우주 개발 경쟁까지 벌어지고 있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지금의 추세가 지속되면 지구상의 대표적 화석 연료인 석유는 40년, 천연가스 역시 60년 정도면 고갈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에너지 자원 확보 문제는 전 세계 모든 국가의 공통 관심사다.


기업들은 국제유가가 거침없이 상승하니까 오일쇼크가 재현되는 게 아니냐는 걱정을 많이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기업들이 유가가 90~100달러까지 치솟을 경우 상당수 기업이 한계상황에 봉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현재의 유가가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할 때 현재 유가는 과거 옛날의 1, 2차 오일쇼크 때보다는 아직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두바이유가 연평균 85달러(텍사스유는 90달러대 초반)가 되면 1, 2차 오일쇼크 때와 가격이 비슷해져 커다란 충격파가 예상된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이렇게 국제유가의 고공행진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아무도 예측하기 어렵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우리나라의 경우는 원유를 전량 수입해야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국가차원에서는 지속적인 대책을 마련해야만 하고 기업들도 다양한 전략적인 대안 마련에 최선을 다해야만 할 것이다.

 

[이영권 명지대학교 겸임교수 및 세계화전략연구소(www.bestmentorclub.org)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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