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의 힘, 서양에서 동양으로...
세계 경제의 힘, 서양에서 동양으로...
  • 아이엠리치
  • 승인 2007.10.15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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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wer Shift(권력이동)>(한국경제신문사. 1990)이라는 책을 세계적인 미래학자인 앨빈 토플러가 세상에 내 놓은 지 20여년이 지났다. 이 책은 1970년도에 나온 미래쇼크(Future Shock), 1980년에 출간된 제3의 물결(The Third Wave), 그리고 2006년에 나온 부의 미래(Revolutionary Wealth)의 근간이 되는 앨빈 토플러의 명작이다. 앨빈 토플러는 그의 저서에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세계적인 힘의 이동이 서양으로부터 동양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예언해 왔다.


최근 들어 세계적인 움직임이 그의 예언대로 나타나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특히, 1980년대 일본의 부상으로 일본이 경제적으로 세계 2위국으로 자리를 잡은 이후에 한국과 대만, 홍콩과 싱가포르의 부상에 이어 중국과 인도의 급부상으로 그야말로 세계 경제의 중심축이 동양세계로 움직이는 것을 피부로 느끼게 해주는 상황이다.      


최근 들어 한국증시를 비롯해 아시아 증시가 동반 상승하는 모습은 아시아 경제의 강한 상승세를 뒤받침 해주고 있다. 우리나라의 주가도  10월11일 2050을 터치하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중국증시는 올 들어서만 113%나 올라서 압도적인 전 세계 1위 상승률을 기록해서 연초부터 중국 주식시장이 “버블이다”, “아니다” 하는 걱정을 무색하게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증시를 보면 아시아가 세계 경제의 중심에 서는 이른바 '아시아 시대'의 출현을 주가가 보여주고 있다는 얘기를 한다. 특히 미국이나 유럽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 파장으로 비실거리는 사이에 친디아(중국+인도) 등 고속 성장국가와 한국 대만 싱가포르 그리고 중동의 석유 부국들을 둔 아시아가 세계의 중심으로 성큼 성큼 다가서고 있다.


따라서 세계 경제를 논할 때 이제 아시아를 먼저 이야기해야한다. 과거에는 아시아경제가 미국경제와 유럽경제에 종속된 것으로 이해되곤 했는데 이제는 아시아가 희망이고 국제회의나 국제적인 학자나 금융인들도 아시아경제를 먼저 얘기하고 있고 국제적인 신문이나 언론도 예외가 아니다.


사실 아시아의 시대가 이렇게 주목받게 된 것은 올해 상반기를 지나면서부터였다고 할 수 있다. 최근에 미국의 거대 다국적기업들 중에는 중국시장 덕분에 먹고 살고 있는 곳이 많은데 중국에서 버는 매출로 인해 순익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의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경우만 보아도 과거 같았으면 전 세계가 더 큰 혼란에 빠졌을 텐데도 상당히 빠른 시간에 정상화 되고 있는 것은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금융시장이 충격흡수대 역할을 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정설이다.


미국의 신용등급이 낮은 서민들이 집값 하락과 늘어난 금융비용을 감당하지 못하고 줄지어 파산을 선언하는 위기가 닥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는 신용경색이라는 이름으로 금융시장에 충격을 주었다. 금융시장 불안과 주택 침체가 소비, 고용에 영향을 미치는 등 파문이 겉잡을 수 없이 커지자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지난 9월17일 기준 금리를 0.5%포인트나 전격 인하했고 미국은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금리를 크게 내렸다. 미국의 자존심이 땅바닥에 떨어졌다고 볼 수 있는데 이렇게 되니까 미국 경제의 상징이며 미국의 경쟁력을 대변하는 달러화 가치는 급락했고 유로화 뿐만 아니라 엔화, 한국의 원화, 루피 등 주요 통화에 대해 급락세를 보였다.


반면 아시아 국가들의 국민 소득수준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예전의 저임금에 기반 한 ‘생산 공장'에 머물지 않고 세계의 소비까지 주도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휴대폰 PC 인터넷 자동차에서부터 원유 철광석 굴삭기 햄버거에 이르기까지 세계적인 소비시장이고 인도, 중동, 동남아시아까지 포함하면 그 규모는 가히 압도적이 되었다.


다국적기업들에게 중국은 고성장의 동력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은데 지난해 중국에 진출한 미국, 유럽 기업 중 80%가 이익을 냈다. 생산기지에서 벗어나 소비와 투자까지 3박자를 두루 갖춘 이상적인 경제성장 궤도에 진입한 것이다.


중국의 소비시장은 지난 6년간 130% 확대됐다. 매년 12~14% 증가율을 지속하고 있다. 중국 소비시장의 버팀목은 중산층인데 중국에는 현재 3000만명의 고급 소비층과 1억6000만 명의 중산층 등 2억명에 육박하는 소비시장을 갖고 있다. 


이들이 소비에 뛰어 들면서 주택, 자동차, 여행, 보석 소비 증가세가 눈에 띠고 있다. 중국의 휴대전화 가입자 수는 5억명을 웃돌아 세계 최대 휴대전화 시장으로 부상했다. 컴퓨터와 자동차 분야에서는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시장이 됐으며 지난해 해외관광을 한 중국인은 3400만명이고 올해는 3740만명에 달할 전망으로 이미 중국 관광객은 세계 4위 관광소비그룹으로 등장했다.


중국과 인도가 세계 소비 시장의 핵으로 떠오르고 있는데다가 일본, 한국, 대만, 홍콩, 싱가포르가 가세하고 있어서, 낙관론자들은 아시아가  신흥시장 넘어 세계경제를 주도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하지만 좀 더 지켜보아야 할 상황인 것이라는 신중론이 더 우세한 상황이다. 하지만 세계경제의 힘의 중심축이 서양에서 동양으로 움직이고 잇다는 것만은 확실한 것 같다.


[이영권 명지대학교 겸임교수 및 세계화전략연구소(www.bestmentorclub.org)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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