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영희, 열혈청춘 `우상`과 실천하는 `이성`
리영희, 열혈청춘 `우상`과 실천하는 `이성`
  • 북데일리
  • 승인 2005.08.20 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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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분이 추구하는 삶의 자세. 번잡하고 복잡한 이 세상에서 자신이 굳은 심지를 잃지 않고, 시대와 역사의 `진실`에 대해 끝없이 고민해 온 그 분의 모습을 조금은 엿볼 수 있었다. 짧은 만남이었지만, 모처럼 맛보는 행복이었다."- KBS 시청자 게시판(mania190)

KBS1TV `TV, 책을 말하다` 게시판이 후끈 달아올랐다. 지난 18일 `대화`의 저자 리영희 한양대 명예교수가 출연한 뒤 18, 19일 이틀 동안 올라온 글은 60개를 넘었다. 8월 19일 현재 총 게시물수 103개 중 절반이 넘는 수치다.

리교수의 말에 감명을 받거나 사상을 비판하는 다양한 시청자들의 글이 이어지고 있고 특히 `리영희`라는 이름을 처음 접한다는 글도 눈길을 끌었다.

이날 리교수는 올해 출간된 `대화`의 저자로 자리에 참석했다. 방송에는 책 `대화`(2005. 한길사)에서 리교수와 함께 대담을 나눴던 임헌영 민족문제연구소장과 시사평론가 진중권씨(중앙대 독어독문학과 겸임교수)가 출연했다.

리교수는 이날 지식인의 정의와 역할을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기능(혹은 지식)을 가진 사람을 지식인이라고 하지 않는다. 개인으로서 자유의식과 사회구성원으로서 책임의식을 동시에 가진 사람이 바로 지식인이다. 책의 부제가 `한 지식인의 삶과 사상`이었던 만큼 반드시 짚어야할 내용이었다.

`리영희`라는 이름이 젊은이들의 우상으로 본격 등장한 계기는 지난 74년 출간된 `전환시대의 논리`가 인기를 끌면서부터. 임헌영 소장은 그 책과 관련된 인연을 털어놓았다.

74년 문인간첩단 사건과 관련돼 서대문교도소에 구속돼 있던 임소장은 1심 판결을 앞두고 있었다. 그는 무죄 판결을 받았고, 같은 날 `전환시대의 논리`가 출판기념회에서 선을 보였다. 임소장은 "리영희 선생이 우리가 무죄라는 것을 알고 날짜를 잡았을 것"이라며 웃었다. 이어 "사회과학서적으로서는 해방 이후 최초 베스트셀러였다"고 평가했다.

진중권씨는 "중학교 2학년때 `전환시대의 논리`를 읽었다"고 털어놓아 주위 사람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그는 "통킹만 사건이 기억난다"면서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교정하는데 크게 도움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60년대 `조선일보` 정치부 기자 시절부터 박정희 정권의 비합리적 권위주의와 맞섰다. `만화 박정희`(2005. 시대의창)에는 그 시절 풍경이 묘사돼 있다.

65년 정부가 베트남 파병을 결정하자 리교수는 선우휘 국장을 찾아가 따진다. 조선일보가 `반공 성전`이라고 표현한 문구를 꼬집고, 월남 파병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균형감있게 다룰 것을 주문했다. 그는 얼마 뒤 강제 해직을 당하고 합동통신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러나 그마저도 1970년 박정희 정부의 압력으로 퇴사하는 수난을 반복한다.

이날 리영희 교수는 "미국이 주도하는 신자유주의 물결에 편승하지 말고 똑바로 눈을 뜨고 살아라"라고 목소리를 높여 큰 박수를 받았다.

(사진 = 1.베트남전쟁의 실상을 고발한 리영희 교수의 저서 `베트남 전쟁` 2. 리영희 임헌영 대담집 `대화` 3. `만화 박정희`에 실린 리영희의 일화) [북데일리 김대홍 기자] paranthink@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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