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가 짧아 슬픈 토끼의 귀 늘이기 대작전
귀가 짧아 슬픈 토끼의 귀 늘이기 대작전
  • 북데일리
  • 승인 2006.10.27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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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귀 토끼>(고래이야기. 2006)는 말 그대로 참 ‘예쁜’ 그림책이다. 유화 특유의 부드러운 필치로 그려낸 아기 토끼 동동이의 귀여운 표정과 행동이 사랑스럽기 그지없다.

그림을 그린 탕탕은 대만의 대표적인 일러스트레이터. 그는 1994년 <대왕이 되고 싶은 말똥구리>로 스페인 카탈로니아 비엔날레 일러스트부문 영예상, 2004년 <달걀 훔친 용>으로 아시아 일러스트레이션 재팬 비엔날레에서 영예상을 받은 바 있다. 2005년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에서는 원화를 전시하기도 했다.

화려한 이력을 자랑하는 건 글을 쓴 다원시도 마찬가지. 그가 펴낸 <요괴의 숲>은 1996년 대만 일간지 ‘민생보’에서 가장 아름다운 동화로 선정됐으며, <아인슈타인 사랑하기>는 1999년 가장 아름다운 그림책 상을 받았다.

책 만드는 일이 직업이고, 책 읽는 게 취미며, 글을 쓸 때 가장 행복하다는 그는 <짧은 귀 토끼>를 통해 자신이 느낀 행복을 독자에게도 전염시키고 있다.

책의 주인공, 동동이는 친구들에 비해 유난히 짧은 귀 때문에 고민하는 아기 토끼. 영양가 있는 음식을 많이 먹어도 보고, 채소처럼 쑥쑥 자랄까 싶어 몸을 땅에 심은 후 귀에 물을 주기도 하고, 빨래집게로 귀를 집어 빨랫줄에 매달려도 보지만 모두 허사다.

아이다운 순수한 발상을 지켜보는 독자는 즐겁지만, 동동이에겐 여간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네 귀는 귀엽고 특별하다`며 엄마가 귀에 입을 맞춰주고, `좀 더 크면 귀가 길어질 거`라고 친구 미미가 위로하지만 힘이 되지 않는다.

이제 뭉뚝하고 짧은 귀를 볼 때마다 화가 날 지경에 이른 동동이는 두껍고 커다란 모자로 귀를 가려 버린다. 어른들에게는 대수롭지 않은 일이 아이에게 깊은 상처가 될 수 있음을 알려주는 대목. 이는 책이 부모에게 주는 깨달음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짧은 귀 토끼>가 지닌 가장 큰 미덕은 결말 부분에 등장한다. 기다란 ‘토끼 귀’ 빵을 만들어, 머리에 달고 다니던 동동이가 이를 계기로 빵집을 열게 되는 것. 책은 아이들에게 동동이처럼 ‘끊임없이 노력하면 숨어있는 장점을 발견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자연스럽게 전달하고 있다.

<짧은 귀 토끼>는 이처럼 사랑스러운 그림과 재기발랄한 이야기를 통해 부모와 아이들에게 작지만 소중한 깨달음을 선사하는 책이다.

[북데일리 고아라 기자] rsu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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