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컷·베이비컷 놓고 전문가 사이 의견 엇갈려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폭을 놓고 전문가들의 전망이 이례적인 수준으로 팽팽히 맞서고 있다.
연준이 통상적인 보폭인 25bp(1bp=0.01%포인트) 인하로 시작할지, 처음부터 '빅컷'(50bp 인하)에 나설지 결과 발표가 임박한 시점에서도 금융시장에서 치열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CNBC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BC는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는 대개 예측할 수 있지만 이번엔 흔치 않게 '미스터리'라고 말했다. 지난주 후반만 해도 금융시장 참가자들은 25bp 인하를 유력시 했지만, 전 연준 인사 발언 등의 영향으로 50bp 가능성이 급부상했다.
18일 오후 2시(한국시간 오전 3시) 9월 FOMC 결과 발표를 하루 앞두고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 툴에서 연방기금 선물 시장 금리 인하 확률은 50bp 인하가 65%에 달하고 25bp 인하 확률은 35%에 불과했다. 1주 전 상황과는 정반대다.
금리 인하 폭 확대 기대로 최근 2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연 3.52%로 내려가며 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채권 전문가인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 캐피털 최고경영자(CEO)는 빅컷 전망 대열에 합류했으며, 연내 125bp 인하를 예상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건들락 CEO는 캘리포니아에서 개최된 자산관리 관련 한 콘퍼런스에서 미국 경제가 이미 침체에 빠졌으며, 연준이 긴축 정책을 너무 오래 유지했다고 말했다.
경기침체를 가늠하는 '삼 법칙'(Sahm's rule)을 만든 클라우디아 삼 전 연준 이코노미스트도 고용시장 약세를 언급하며 50bp 인하에 의견을 보탰다.
하지만 전문가 설문조사에서는 점진적 금리인하 전망이 우세했다. CNBC가 펀드 매니저 등 27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84%가 25bp 인하를 예상했다. 또 이들은 미 경제에 관해 대체로 낙관적이었으며, 이달 금리 인하가 연착륙을 유도하기엔 늦었다는 답은 15%뿐이었다.
경제지표가 한 방향을 가리키지 않는 탓에 금융시장은 더욱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윌리엄 잉글리시 전 연준 선임 고문은 "이번 회의의 핵심 이슈는 위험의 균형감각"이라며 박빙이라는 점은 선택에 관한 불확실성을 반영하며, 파월 의장이 합리적 합의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연준의 비공식 대변인이라고 불리는 닉 티미라오스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자는 "중앙은행은 일반적으로 25bp 단위로 조정하는 것을 선호하지만 이번에는 복잡하다"며 "이번 금리 인하 폭은 파월 의장이 어떻게 이끌어가느냐에 달려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