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와돈](21)정열의 MC 손미나 '지름신'과 맞서다
[스타와돈](21)정열의 MC 손미나 '지름신'과 맞서다
  • 아이엠리치
  • 승인 2006.11.1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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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와돈](21)정열의 MC 손미나 '지름신'과 맞서다

 

"방송을 접고 스페인으로 간다고 했을 때 주변 사람들의 반응은 거의 비슷햇다. 돌아왔을 때 그 위치에 다시 서지 못하면 어쩔 거냐, 시집은 안 갈 거냐, 그 나이에 공부는 해서 뭐하냐... 물론 나도 두려웠다. 하지만 이제 겨우 30대 초반의 젊은 나이에 안정과 최고만을 찾다가 더 이상의 도전도, 실패도, 변화도 없는 '죽은 삶'을 사는 것은 상상도 하기 싫었다. 나는 마치 번지점프를 하는 마음으로 운명이라는 끈에 나를 맡기고 떠났다." - 손미나

 

2004년 6월, KBS 공채 24기 아나운서 손미나(34)는 새 날개를 얻은 파랑새처럼 자유를 찾아 스페인으로 훨훨 날아갔다. 97년 입사 후 8년만에 '그저 마음가는 대로, 바람 부는 대로, 물 흐르듯이, 그렇게 나 자신을 놓아주고 싶었다'던 생각으로 새로운 삶의 목장에서 자신을 방목하기로 결정했던 것이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대학에서 언론학 석사과정을 밟던 1년여 동안 그는 새로운 사람들과 만났고 새로운 곳에서 맞닦뜨린 새로운 경험을 통해 풍요로운 마음의 자산을 얻게 됐다. 그리고 올 여름 펴낸 여행에세이집 <스페인, 너는 자유다>(웅진지식하우스)에는 그의 삶에 대한 열정과 미래의 꿈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손미나에게 돈은 '있으면 편리한 생활의 수단' 이상은 아니다. 중요하지만 돈 자체가 삶의 목적이나 꿈이 아니다. 공영방송 아나운서가 한해 벌어들이는 수입은 프리랜서로 독립해 억대연봉을 받는 선후배 아나운서에 비해 '새발의 피'. 

 

입사 10년차 아나운서이지만 국회 감사대상인 KBS의 특성상 임금수준은 행정직이나 기술직 등 다른 동료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게다가 이미지와 자기관리 힘써야 하는 공인임에도 CF나 타방송 출연이 제한된 조건에서 손미나는 대한민국 월급쟁이로 꼬박꼬박 세금내고 사는 아나운서다. 책 출간 즈음 임명된 스페인 홍보대사도 무보수 명예직. 

 

대신 그는 삶에 대한 자신감과 열정외에 '돈'에 관한 한 분명한 철학과 재테크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한달 용돈 40~50만원으로 살면서 월급 중 일정액을 적금으로 할애하고 나머지는 어머니에게 맡긴다고. 다만 일반적인 직업을 가진 같은 또래의 커리우먼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의상 협찬으로 방송에 임할 수 있다는 것.

 

평소 값비싼 명품에 대한 욕심이 없고 '지름신'의 유혹에도 견딜 수 있는 똑부러진 생활습관이 알뜰한 아나운서 손미나의 재테크 철학이다.

 

몇해전 동료들과 함께 6박7일간의 일정으로 필리핀 무인도 배낭여행을 떠났을때 항공료를 빼고 쓴 돈이 10만원 정도. 철저한 사전준비와 새로운 세상의 새로운 체험을 위해 '기꺼이 가난해 질 수 있는' 마음가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해외 유학시절부터 가계부를 꼼꼼히 기록하면서 몸에 밴 계획적인 자산관리로 인해 자칫 방송계 종사자들이 빠질 수 있는 충동구매의 유혹을 뿌리칠 수 있었다. 고려대 서어서문학과 재학시절 스페인 교환학생 생활 1년, 호주에서 2년간 어학 연수생으로 보내며 한국어 강습, 식당 서빙 등 아르바이트로 생활비를 충당했다. 

 

돈은 불편하지 않을 만큼 쓰고 살면서 나머지는 자신과 미래를 위해 투자하고 살겠다는 손미나. 돈은 멋진 인생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지만 정당하고 땀이 밴 돈이라야 보람도 찾고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단다.

 

평소 캐주얼한 옷차림을 좋아하고 교통비와 식생활비 이외에는 큰돈 들어갈 일이 없다는 손미나의 자산규모는 돈보다는 '체험에서 오는 삶의 지혜'에 의해 좌우된다. 여행을 통해 만나는 사람들과 나누는 정, 그리고 추억이 쌓여 만드는 묵직한 체험의 퇴적층은 오롯이 손미나가 평생을 기댈 수 있는 자산이다.

 

지구촌 구호활동가인 '바람의 딸' 한비야처럼 손미나의 여행은 이름난 관광지나 명승고적지에 흔적을 남기는 게 아니라 '사람들을 만나는 체험'이다. '허참에서 보아까지' 그의 별명처럼 연락처를 아는 휴먼 네트워크가 2천명을 넘는 손미나의 '사람살이'는 외국이라고 해서 예외가 아니다.

 

세계 어느나라 사람도 쉽게 발음할 수 있는 이름 미나(mina)는 스페인어로 보석을 캐내는 '광산', 아르헨티나식으로는 아름다운 아가씨의 뜻으로도 쓰이면서 손미나의 사교성을 한층 두드러지게 만들었다. 

 

조급하지 말고 자신만의 세월로 살아가면 장밋빛 희망은 어느새 결실로 다가 온다는 긍정적인 생각은 손미나가 '청춘'으로 사는 비결이다. 10년 후에 피아노와 외국어를 2가지 더 배우고 싶다는 욕심은 그냥 한번 해보는 말이 아니다.
 
현실적인 삶에서 소유보다는 열성을 다해 끝까지 뛰어가는 자세로 '열심히 살자'는 손미나의 재테크는 '사람'과 '체험'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사진 = 지난 8월 3일 서울 한남동 스페인 대사관저에서 델핀 콜로메 주한 스페인 대사로부터 스페인 홍보대사 임명장을 받고 있는 손미나 아나운서. KBS 제공) [아이엠리치 강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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