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기준 상반기 연환산 ROE 20%대
깜짝실적에도 주가는 연이틀 급락세
증권가는 밸류에이션 매력도 주목해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키움증권의 올해 2분기 실적이 시장 전망치를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강점인 위탁매매(브로커리지)뿐 아니라 트레이딩(운용), IB(투자은행) 등 전 사업부문 약진이 돋보였다. 다만 미국발 ‘R의 공포’(경기침체 공포)가 확산하며 글로벌 주식시장이 높은 변동성을 보이면서 주식시장 업황에 민감도가 높은 키움증권의 주가 향배도 주목된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키움증권은 전 거래일 대비 6300원(5.05%) 하락한 11만850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2일 8.10% 급락한 데 이어 연이틀 주가가 주저앉았다. 다만 이날 코스피는 미국발 경기 침체 공포가 불거지면서 하루 새 8.77% 폭락했고, KRX 증권업 지수도 7.77% 폭락했기 때문에 키움증권 낙폭은 시장 대비 선방한 것으로 풀이된다.
키움증권은 최근까지 2분기 연속 어닝 서프라이즈를 공개했다. 지난달 31일 발표한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년 전보다 14.1% 증가한 3123억 원으로 시장 기대치를 17.5% 웃돌았고, 지배주주순이익도 12.3% 늘어난 2317억 원으로 컨센서스를 17.7% 상회했다. 올 상반기 연결기준 영업익과 순익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4.1%, 12.6% 증가한 6550억 원, 4259억 원이다.
자회사들도 상당수가 호실적에 기여했다. 2분기 순이익(손실)은 키움저축은행 71억 원(이하 전년 동기 대비 +373.3%), 키움YES저축은행 -40억 원(적자 지속), 키움캐피탈 105억 원(+23.5%), 키움에프앤아이 16억 원(+100%), 키움투자자산운용 55억 원(+5.8%), 키움프라이빗에쿼티 5억 원(흑자전환), 키움인베스트먼트 1억 원(-93.3%), 키움인도네시아 -7억 원(적자지속) 등이었다.
키움증권의 2분기 위탁매매 수수료수익은 1284억 원(국내 886억 원, 해외 398억 원)으로 전 분기(1268억 원) 대비 순증했다. 파생상품 수수료 수익도 472억 원으로 5개 분기 연속 400억 원대를 유지했다. 자체 집계 기준 시장점유율은 국내주식이 30.5%로 전 분기 대비 1%포인트(p) 상승하며 4개 분기 만에 30%대 점유율을 회복했다. 해외주식 점유율은 33.9%로 전 분기에 비해 0.6%p 떨어졌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이어간 것이다.
IB 이익체력도 급증세다. 키움증권의 2분기 IB 수수료 수익은 총 567억 원으로 전년 동기(251억 원) 대비 2배 이상 급증세를 보였다. IB 부문별 수수료 수익은 구조화금융·PF 부문이 474억 원으로 전년비 2배 이상 급증했고, M&A(인수·합병), 34억 원, DCM(부채자본시장) 57억 원, ECM(주식자본시장) 2억 원의 수수료 수익을 확보했다. 2분기에는 신길, 부천 상동 등 프로젝트파이낸싱(PF) 빅딜에 진입하는 성과를 냈다. 키움증권은 하반기에도 PF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M&A 시장에서는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의 지오영 인수금융, 어펄마캐피탈의 세아FS 인수금융 리파이낸싱, UCK파트너스의 (주)학산 인수금융 등을 주선했다. 기업공개(IPO) 시장에서도 2월 코셈, 7월 피앤에스미캐닉스 상장주관 실적을 쌓았다. DCM 부문에서는 신한은행, 호텔롯데, 두산, 한진, KT&G 등의 회사채 발행 주관을 통해 수익을 확대했다.
현재 키움증권은 별도순이익 기준 30% 이상을 주주환원에 쓴다는 것을 골자로 하는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추진 중이다. 또 밸류업을 발표하면서 초대형 IB 인가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준비 중인 발행어음 인가도 대주주 적격성 이슈 관련 악재가 해소된 상황이다. 이와 함께 증권가에서는 키움증권의 올해 주주환원 규모가 전년대비 두자릿수 증가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키움증권의 2분기 별도기준 자기자본은 4조6348억 원, 순이익은 2067억 원, 연환산 자기자본이익률(ROE)는 20.3%로 잠정 집계됐다. 작년 배당성향은 20%였다.
안영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키움증권에 대해 "현 주가(7월 31일 13만2800원)는 주가수익비율(PER) 4배, 주가순자산비율(PBR) 0.6배대 수준인데 상반기 20% 가까운 업종 내 가장 높은 ROE를 기록한 점과 예상되는 주주환원율(배당+자사주)도 5% 이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여전히 밸류에이션 매력도는 높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