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금리국면 전환시 수익성 향배는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약 34조원→49조원(15조원, +45.5%). 국내 6개 주요 은행의 2019년→2023년 순이자이익(수익-비용) 변화다. 고금리 장기화 속에 이자이익 체력이 급증하면서 은행들은 일제히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지난 7월 말까지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5대 은행이 속한 금융지주와 기업은행 등은 각각 올해 2분기 잠정실적 발표를 마쳤다. 이를 토대로 올해 상반기 6개 은행 이자이익 합계는 24조7034억 원이다. 작년 동기보다 약 2%(4775억 원) 늘었다. 이러한 추세가 계속된다면 올해 연간 수치는 전년도 49조3147억 원을 소폭 웃돌 가능성도 있다.
주요 은행들의 이자이익 체력이 '퀀텀점프'를 한 것은 지난 2022년부터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021년 8월부터 2023년 1월까지 기준금리를 연 0.5%에서 3.5%로 총 3%포인트(p) 인상했다. 이어 작년 2월을 시작으로 4·5·7·8·10·11월과 올해 1·2·4·5·7월까지 12번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지난 6월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금리상승기 은행의 예대금리차는 2010년 이후 가장 크게 확대(0.38%포인트)됐다고 한다.
실제 '원화대출금 규모 1위' 지위를 유지중인 KB국민은행의 올 상반기 이자이익은 5조3128억 원으로 나타났다. 증가폭도 작년 상반기(4조8103억 원)보다 6.7%(3225억 원)를 기록해 6곳 가운데 가장 컸다. 앞서 국민은행의 연간 이자이익은 2020년 6조원대 후반, 2021년 7조원대 후반, 2022~23년 9조원대 후반을 보였다. 올 상반기 이자이익 규모가 예사롭지 않은 지점이다.
다음으로 상반기 이자이익이 큰 곳은 신한은행 4조3798억 원(전년 동기 대비 6.3% 증가), 하나은행 3조9732억 원(-2.2%), NH농협은행 3조9416억 원(+2.2%), 우리은행 3조7516억 원(-0.1%), 기업은행 3조6422억 원(-2.5%) 순으로 뒤를 이었다. 5대 은행은 올 상반기 코로나 이전인 2019년 연간 이자이익의 70~80% 수준을 달성했다. 기업은행도 6개월간 63% 수준을 채웠다.
한국은행 관계자들은 지난 6월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이번 금리상승기에는 과거보다 기업대출이 크게 증가하면서 대출 증가세를 주도했고, 기업대출의 부실 정도도 크지 않아 은행 수익성에 유리하게 작용했다고 진단했다.
다만 올 하반기부터는 금리국면 전환이 본격화하면서 은행들의 순이자마진(NIM)이 점차 하락할 여지도 있다.
한 시중은행 임원은 지난 2분기 그룹 실적발표에서 "NIM 방어를 위해 핵심예금 성장과 개인예금 비중 확대, 만기관리 강화 등을 통해 조달비용을 절감하고 운용측면에서도 영업환경을 고려하고 정교하고 경쟁력 있는 가격정책을 시행해 적정마진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