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시행 27일부터…"기업 자율성+인센티브가 日·中과 달라"
밸류업 시행 27일부터…"기업 자율성+인센티브가 日·中과 달라"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4.05.26 12: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은보 거래소 이사장, 취임 100일 소회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필요성 절감
좀비기업 퇴출 합리화 등 공정한 자산운용 기회 확대"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한국거래소가 지난 24일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상장기업의 적극적인 참여를 지원하기 위해 '기업가치 제고 계획' 가이드라인과 해설서를 확정 발표했다. 거래소는 오는 27일 전체 코스피, 코스닥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 안내 공문을 발송한다. 

한국거래소는 24일 KRX 마켓타워1 21층 대회의실에서 정은보 이사장 주재로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업가치 제고 계획' 가이드라인과 해설서를 확정 발표했다. 앞서 정부·유관기관은 지난 2일 밸류업 2차 공동세미나를 통해 초안을 공개한 바 있다. 이날 발표된 최종안은 초안 발표 이후 시장참가자의 의견을 수렴해 일부 내용이 수정·변경됐다.

자료=거래소

간담회가 열린 24일은 정 이사장이 취임 100일을 맞는 날이기도 했다. 정 이사장은 취임 100일간 성공적인 밸류업 도입을 위해 역량을 집중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2월 15일 한국거래소 부산본사에서 제8대 한국거래소 이사장으로 취임했으며, 취임식을 통해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을 최우선 추진 과제로 발표한 바 있다. 이후 2월 26일 1차 공동세미나 개최, 2월 29일 거래소 내 전담조직 상설화, 3월 7일 기업 밸류업 자문단 구성, 금융투자업권 릴레이 세미나, 공시담당자 및 이사회 대상 간담회, 국내외 IR(투자설명회) 행사, 기업 밸류업 자문단 회의 등을 통해 다양한 시장참가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왔다. 

정 이사장은 취임 100일 소회에 대해 "지난 100일은 이러한 코리아 디스카운트에 대한 해소 필요성을 절감한 시간이었다"며 "지금이라도 기업 밸류업 정책에 속도를 올리고, 우리 국민의 공정한 자산운용 기회를 확대하는 한편, 우리 자본시장의 새로운 먹거리를 찾음으로써 자본시장을 레벨업해야 하겠다"고 강조했다.

실제 올해 1분기 주요 증시 상승률(%)은 일본(20.6), 대만(12.4), 미국(10.2), 한국(3.4) 등의 순으로 상대적으로 상승폭이 크지 않았고, 한국 증시 시가총액은 지난 10년간 60% 넘게 상승했으나 지수 상승률은 이에 미치지 못하는 30%대로, 그간 증시의 양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주가 상승을 견인할 질적 성장은 미흡했다고 평가했다. 10년간 지수 상승률(%)은 미국(182), 일본(159), 대만(120), 한국(35) 등의 순이다. 

정 이사장은 한국거래소의 4대 핵심전략으로 ▲코리아 프리미엄을 위한 기업 밸류업 적극 지원 ▲국민의 공정한 자산운용 기회 확대 ▲미래 먹거리 등 자본시장의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 ▲국내외 투자자 대상 자본시장 마케팅 및 소통 강화 등 4대 핵심전략에서 세부 12대 추진과제를 수립하고 차질없이 추진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이번 밸류업 프로그램 가이드라인은 27일부터 시행된다. 이후 준비가 되는 상장기업부터 공시를 실시할 수 있다. 현재 준비 중인 기업도 투자자와 적극적으로 소통할 수 있도록 향후 공시 일정을 사전에 안내하는 예고 형태의 공시도 가능하다. 거래소는 27일 전체 코스피 및 코스닥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가치제고 계획' 공시 안내 공문을 발송한다. 

다음은 이날 간담회에서 정 이사장과의 일문일답.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24일 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화이트페이퍼)

-밸류업 제도가 본궤도에 오르려면 기업들이 실제로 참여해야 하는데 자율성을 강조한다. 

▲자율성에 근거해 단기간의 실효성을 만들어내기 어렵지 않느냐 지적도 있을 수 있다. 다만 진행과정에서 생성될 수 있는 시장·업계 압력(마켓 프레셔 ) 등을 통해 장기적인 자본시장 문화로 정착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봤다. 일본은 순수하게 자율성에 기반을 두고, 중국은 규제 정비 또는 강제적인 어떤 요인들이 반영될 여지가 있어 보인다는 평가다. 한국은 자율성에 인센티브를 추가했다. 충분히 효과적인 추진이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다. 

-기업들이 밸류업 공시를 할 수 있는 최초 시점은?
▲자율적인 추진을 원칙으로 하는 이상 어떤 기업들이 먼저 (공시)할 건지에 대해서는 결국 자율적 판단에 맡기는 것이 맞다. 준비된 기업들부터 먼저 시작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본의 사례를 보면 발표 이후 약 4개월 이후 대상기업 중 13% 정도가 나름대로 발표를 했다. 그 과정에서 일부 기업들은 '언제쯤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구체적 내용들을 발표를 하겠다'는 식의 예고공시도 거쳤다. 

-목표 수치화 공시에 대한 기업 부담, 수치 자체에 대한 안정성을 해결하는 방안은 있는지.  
▲예측정보와 관련해 그 예측한 정보가 꼭 실현되지 않았다고 해서 기업의 귀책이 될 수는 없다. 그러나 정확한 수치들이 제공되지 않으면 투자자들이 기업의 성장성이나 주주친화정책을 이해하고 예상하는 데 있어 부족함이 있을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첫 번째는 수치 정보를 제시하더라도 결과에 대한 책임은 없다. 두 번째는 설명으로써 대체할 수 있다. 

-최근 글로벌투자자 대상 밸류업 프로모션을 위해 도쿄와 뉴욕을 방문했다. 현지 반응은 어땠나? 
▲현재 중국에 투자한 자금을 회수 과정에 있는데, 이를 아시아의 어느 지역에 투자할 것인가하는 의사결정 과정에서 한국의 밸류업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는 것에 대해 굉장히 많은 관심을 표명하게 된 동기 중에 하나라고 설명했다. 또 기업들이 밸류업 프로그램을 통해 주주친화적이고 투명한 경영을 해 나감으로써 외국 기관투자가들이 한국의 기업에 대한 충분한 정보와 나름대로 신뢰를 가지고 투자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있었다. 한국 정부의 세제상의 지원 또는 거래소 자체적인 지원 등을 통해 밸류업을 유도해 나가는 정책적 내용들도 차별성이 있다는 평가다. 이번 미국, 일본 IR 당시 홍콩, 싱가포르 등에서도 한국의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해 책임 있는 당국자들이 와서 설명을 해줬으면 한다는 수요들도 꽤 있었다. 

-거래소가 KRX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개발 중이다. 구성종목과 기업 참여 여부는 어떻게 예상해야 하는지. 
▲밸류업 인덱스(지수) 개발은 일본 선례와 같이 인센티브 구조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했다. 그래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잘 운영하고 있는 기업들을 중심으로 3~4분기, 9월 정도 발표를 할 계획이다. 이후 자산운용사 등 관련 기관에서 펀드를 만들고, 또 만들어진 펀드들은 인덱스에 포함된 기업들의 추가적인 투자 수요로 작동해 해당 기업들의 전체적인 가치 평가에 많은 도움이 될 걸로 생각한다. 인덱스 발표 이후 상장지수펀드(ETF) 등과 같은 실제 투자 펀드들이 올해 연말 정도에는 조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시장에서 좀비, 부실기업을 적시 퇴출하겠다는 방향성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논의되고 있는 방안이 있는지?  
▲현재 자본시장의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 상장돼 있는 기업들이 한 2600개 정도로 주요 선진국 대비 좀 많다. 예를 들어 지금 미국의 나스닥 상장기업수는 5500개 정도다. GDP(국내총생산) 기준 미국은 한국 대비 15배 큰 시장이어서 한국은 상장기업이 많은 편에 속한다. 2023년 기준 진입 대비 퇴출기업수도 미국은 약 120%로 진입보다 퇴출이 더 많고, 일본은 약 70% 정도, 한국은 20%대 수준에 그친다. 수치가 기준점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원칙에 맞는 퇴출제도 운영으로 증시 진입과 퇴출의 선순한 구조가 이뤄져야 한다.  

시장에서 퇴출되지 않고 상장을 유지하는 좀비기업에 대한 투자자금들이 다른 대안적 투자로 전환이 될 수 있었던 점을 감안해 보면 원칙에 입각한 정리가 이뤄짐으로써 다른 건전한 기업들에 대한 투자 수요로 전환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좀비기업에 대해서는 원칙에 따른 퇴출이 반드시 이뤄져야 건전한 자본시장, 전체적인 밸류업 프로그램에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제도 개선을 위해 현재 검토를 시작한 단계다. 필요시 용역발주를 하고, 이외 여러 의견 수렴, 정책 당국과의 협의 과정 등을 통해 퇴출제도 합리화 방안을 적극 검토할 계획이다. 

-밸류업 참여 독려를 위해 기업에 인센티브를 주는 것처럼 이사회 차원에 대한 인센티브도 있나? 
▲(기업의 공시 운영 과정에서 지원을 위해) 거래소 나름대로 인센티브를 준비하고 있다. 영문 공시 번역, 밸류업 프로그램을 성실하게 성공적으로 추진하는 기업의 경우 감사인 지정과 관련해서도 일정 부분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현재 포함하고 있다. 추가적인 인센티브 필요시 더 검토하고 추가할 것이다. 이사회의 이해도 증진을 위한 교육도 상시적이고 장기적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거래소의 불법 공매도 중앙차단시스템(NSDS) 구축 세부 일정을 알려달라. 그때까지 공매도는 계속 중지되나. 
▲공매도와 관련해 어떠한 정책방향으로 확정을 하느냐는 금융위나 감독원에서 거래소의 기술적인 측면 등을 종합 감안해 결정되지 않을까 싶다. 저희 예상으로 개발시간은 한 1년, 많이 단축하면 10개월 정도로 보고 있다. 시간 단축을 위한 노력을 최대한 하겠지만 얼마나 안정적인 탐지 시스템을 만드느냐 또한 굉장히 중요한 과제여서 두 가치 측면을 고려해 가장 빠른 시간 내 시스템 구축에 노력하겠다.  

-최종 밸류업 가이드라인에서 주요하게 변경된 항목 중 하나가 감사의 독립성 부분인데 초안보다 기준을 완화한건가? 
▲감사위원 분리 선출이 밸류업 프로그램에 추가되는 것은 현재 예상을 하지 않고 있다. 이는 상법의 영역이고 현재 상법에서 경영권의 보호와 개별 소액주주의 보호 두 가지 측면에서 균형 있는 상법 개정을 위한 노력들은 꾸준히 진행중인 것으로 안다. 

-코넥스 시장 역할이 미흡하다고 지적했는데 재정비 계획은? 
▲코넥스를 통해서 코스닥, 유가의 공식적인 상장에 대한 준비를 하고 이전 상장을 해 나가는 것을 저희가 상정했으나 현재는 코스닥과 코넥스의 자연스러운 역할분담 관계가 잘 작동을 하지 않고 있다. 두 번째로 현재 코스닥 상장기업 중에는 당초 투자자들로부터 기대했던 만큼의 경영이 이루지지 못하고 있다. 조치대상 기업에 대해서도 상장폐지를 포함해 필요에 따른 조치들이 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신뢰가 충분치 않고 코스닥 주요기업은 유가증권시장으로 이전상장이 되는 모양새다. 

이에 따라 유가, 코스닥, 코넥스시장 간 관계와 관련해 제도적 개편이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예를 들어 일본의 경우 여러 오사카나 동경, 자스닥 등등의 시장들을 다시 재구조화해서 프라임, 스탠다드, 그로스 시장으로 재편했다. 이들과 같은 사례을 저희가 연구하고 필요에 따라서는 정책당국과의 협의를 통해 개편에 필요할 시점에 와 있지 않나 생각한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