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 부문 강화로 수익 다각화 성과 분석
주식시장 점유율 1위 사수 의지도 지속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키움증권이 엄주성 대표이사 사장 취임 직후부터 준수한 성적표로 출발했다. 특히 정부가 연착륙 과제로 추진 중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위탁매매(브로커리지)와 기업금융(IB) 부문에서도 체질개선 청신호를 켰다.
20일 키움증권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수익(매출액)은 2조6443억 원을 기록했다. 작년 동기보다 14.1%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377억 원, 지배주주순이익은 2455억 원으로 각각 13.2%, 16.3% 줄어들었다. 하지만 직전분기 대비로는 모두 흑자전환했다.
안영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브로커리지, IB, 운용 등 전 사업부문에서 양호한 실적을 거둬 시장과 당사의 기대치를 상회했다”며 “특히 IB 부문 강화 노력을 바탕으로 수익 다각화가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앞서 키움증권은 작년 두 차례의 주가조작 사건에 휘말렸다. 특히 작년 4분기는 영풍제지 미수금 사태로 인해 약 5000억 원 규모의 일회성 손실 비용을 반영하는 바람에 대규모 분기 적자를 냈었는데, 이 문제가 없었다면 작년 연간 8000억 원대 영업이익(2023년 4724억 원)이 가능했을 것이라는 후문이다.
이후 키움은 엄주성 사장을 구원투수로 등판시키고 리스크관리 강화와 시장 신뢰를 되찾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어 엄 사장은 곧바로 준수한 실적을 냈다. 1분기 키움증권 실적은 매출액으로는 역대 세 번째, 영업익으로는 역대 두 번째로 크다.
이전과는 달리, 적극적인 PF 딜 참여를 통해 관련 자산과 수익도 급격히 증가했다. 1분기 키움증권이 공동 주선한 SK엔무브 인수금융 리파이낸싱(자금재조달)이나 GS건설 송도 국제화 복합단지 개발 대주단 참여, 롯데건설 채권인수는 각각 5000억 원, 6000억 원, 2000억 원 규모의 빅딜이었다. 이를 통해 국내 부동산 PF 잔고는 본PF 70%(선순위 비중 93%), 브릿지론 26% 등 약 1조5000억 원 규모로 전 분기보다 6000억 원 급증했다. ECM(주식자본시장)과 DCM(채권자본시장) 등 전통 IB 부문도 코셈 기업공개(IPO) 주관, 우리금융지주, 대한항공, CJ제일제당, 현대카드 등 회사채 발행 주관을 통해 수익을 확대했다.
안정적 수익구조 속에서도 체질개선을 통해 적지않은 성과를 거뒀다. 1분기 수수료 수익별로는 미국주식 변동성 등에 힘입어 수탁 수수료가 전년 동기보다 2.6% 증가한 1728억원으로, 전체 수수료 이익(2426억원)의 71.2% 비중을 차지해 1년 전의 79%보다 크게 낮아졌다. 반대로 ▲채무보증(2.6%→7.5%) ▲인수주선(4.7%→6.7%) ▲매수합병(1.5%→4.9%) 등의 기여도는 나란히 상승했다.
이와 관련, 키움증권은 국내·해외주식 거래대금 점유율 1위로 경쟁우위를 확보하고 있다. 1분기 국내주식 점유율은 19.6%로 전년대비 1%포인트(p) 감소했고, 해외주식 점유율은 작년 4분기 31.9%에서 올해 1분기 34.5%로 상승했다. 정부의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시행에 앞서 선제적인 주주환원정책을 발표하는 등 주주가치 증대에 적극적인 모습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키움증권은 미국주식 상장지수펀드(ETF) 수수료율을 최저 3bp(0.03%p)까지 낮추며 마케팅 확대와 치열한 경쟁 속에서 M/S 1위를 지키겠다는 의지가 높았다”며 “성장주와 배당주의 특징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