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액 5개월째 증가, 주택경기 회복 여파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지난달 은행권에서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7조원 늘어 3년 6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주택경기가 올해 들어 회복 흐름을 보이는 여파로 분석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13일 발표한 ‘2023년 8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8월 말 기준 전달보다 6조9300억원 늘어난 1075조원으로 집계됐다. 잔액 기준 지난달에 이어 다시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증가폭도 점점 키워가고 있다. 앞선 4월(+2조3000억원)부터 증가 전환한 가계대출은 5월(+4조2000억원)과 6월(+5조8000억원), 7월(+5조9000억원), 8월(+6조9000억원) 다섯 달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특히 8월 증가폭은 2021년 7월(+9조7000억원) 이후 2년 1개월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가계대출 몸집을 불리고 있는건 주택담보대출이다. 8월 은행 주담대는 7조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2020년 2월(+7조8000억원) 이후 3년 6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폭이다. 지난 2월(-3000억원)을 제외하면 지난 3월부터 반 년 내내 계속 늘어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주택경기가 올해 들어 회복 흐름을 보이면서 주택 구입 관련 자금 수요가 늘어난 것이 주담대 수요를 유발하는 근본적 배경"이라며 "지금까지 주택 거래량 추이를 보면, 당분간 주담대 증가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대로 전세자금대출은 6월을 제외할 경우 지난해 11월 이후 감소세를 이어갔다.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도 8월 1000억원 줄어 1년 9개월째 감소 흐름을 지속했다. 높은 대출금리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등의 영향이다.
아울러 은행권 필두로 전 금융권 가계대출이 증가세를 지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의 '8월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지난달 6조2000억원 증가해 다섯 달째 증가했다.
역시 주담대가 가계대출 증가를 주도하고 있다. 전 금융권 주담대는 8월 6조6000억원 늘어 전월(+5조6000억원)에 이어 증가폭을 키웠다. 다만 제2금융권(-4000억원)에서 감소하고 은행권(+7조원)에서 증가한 결과다.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4000억원 감소해 전월(-3000억원) 대비 소폭 확대됐다. 업권별로는 은행권 가계대출은 6조9000억원 증가해 5개월째 증가세를 유지한 반면 제2금융권은 7000억원 감소했다.
관련해 금융위는 이날 이세훈 사무처장 주재로 '가계부채 관련 관계기관 점검회의'를 개최해 50년 만기 주담대 DSR 산정 만기를 최대 40년으로 제한하고 변동금리 스트레스 DSR을 도입하는 내용을 발표했다. 과잉 대출 여지가 있는 특례보금자리론에 대한 기준도 강화하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