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부자' 부국·신영·대신증권…소각 유인 생길까
'자사주 부자' 부국·신영·대신증권…소각 유인 생길까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3.08.21 20: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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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말 20개 증권사 자사주 비율 평균 9.91%
부국 42.73%·신영 36.2%·대신 29.2% 순
연내 자사주 제도개선 방안 시사에 영향 촉각
CI=각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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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금융당국이 연내 균형감 있는 상장기업 자사주 제도개선 방안 마련을 시사하면서 자사주 비율이 여타 상장 증권사 대비 높은 부국증권, 신영증권, 대신증권 등도 자사주 소각에 나설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

이들 증권사의 경우 장기간 보유중인 자사주가 경영권 방패 역할을 하는만큼 국내에서도 주주환원을 위해 자사주 소각에 나서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한들 강제성이 없는한 소각 가능성은 희박해보인다는 것이 증권업계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 금고주 많은 3인방 

21일 국내 20개 상장 증권사(일부 지주 포함)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자기주식(이하 보통주 기준) 비율은 평균 9.91%로 집계됐다. 

다만 증권사별 편차는 컸는데, 부국증권, 신영증권, 대신증권은 평균과 타사 대비 월등히 많은 수량을 가지고 있다. 올해 6월 말 기준 보통주 자사주 지분율은 각각 발행주식총수 대비 부국증권 42.73%(443만764주), 신영증권 36.20%(339만7836주), 대신증권 29.22%(1483만3465주)에 달했다. 

자사주 매입은 회사가 발행한 회사의 자본을 자기주식 매입자금에 활용하는 것으로 주식을 회사가 배당가능이익 한도 내에서 본인명의와 계산으로 취득하는 것을 말한다. 매입한 자사주는 의결권과 배당권이 인정되지 않으며 재무제표의 자기자본에서 취득한 자사주의 지분가치를 차감하게 된다.

이들 증권사의 자사주 비율이 타사 대비 유독 높은 이유는 회사 주식의 가격안정 및 자사주 무상출연이나 주가 관리 등의 목적으로 자사주를 수십년째 시가로 매입해온 결과다. 동시에 소각은 사실상 거의 하지 않았으므로 회사 금고에 보관된 이른바 금고주(Treasury Stock)가 쌓여있는 상황이다.  

대신증권은 2002년 12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약 20년간 총 2202억원어치 자사주를 매입해 자사주 지분율을 0%에서 30.29%까지 끌어올렸지만 자사주 이익소각은 2002년 9월 1건(보통주 20만주)에 그쳤다. 자사주 처분은 임직원 상여금 지급에 활용하고 있어 현재 자사주 지분율은 29.22%다.      

신영증권도 별반 다르지 않다. 가장 최근인 작년 9월 30일~12월 29일 취득기간을 거쳐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자사주를 사들였다. 자사주 비율이 1999년 7% 수준에서 현 36%를 넘어서기까지 약 829억원(우선주는 992억원, 지분율 74.6%) 규모를 취득했지만 소각은 전혀 하지 않았다. 

부국증권은 2000년 초반 18%선이던 자사주 지분이 현재는 40%선을 넘어 업계 1위다. 자사주를 없앤 적은 없고 취득원가는 보통주 581억원 규모, 우선주 3억6048만원 수준이다. 보유 자사주에 대해 "향후 적절한 시기에 처분할 예정"이라며 처분 목적임을 명시하는 것도 특징적이다. 

자사주의 매입·소각은 유통주식수를 줄이는 대표적 주주환원 방안으로 알려져있지만, 자사주 소각이 전제되지 않은 자사주 매입은 장기적으로 주가부양에는 큰 영향이 없다는 시각이 많다. 이론적으로는 자사주 소각까지 완료해야 배당과 효과가 동일하다고 평가된다. 

또한 자사주 매입은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대비해 경영권을 보호하는 수단으로 쓰이기도 한다.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지만 제3자에게 양도한 후에는 의결권이 살아난다. 자사주를 가지고 있다가 유사시 우호세력에게 넘기는 식으로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다. 

자료=금감원 다트 취합

■ 소각 '안 한다'에 무게 

다만 '자사주 마법' 문제도 제기돼왔다. 자사주 마법은 회사가 인적분할 과정에서 기존 자사주에 신설회사의 신주를 배정해 대주주의 추가 출연 없이도 지배력이 강화되는 현상을 말한다. 대체적으로 자사주와 관련한 논란은 회삿돈으로 산 자사주를 대주주가 사적이익에 남용하는 가능성과 연결된다. 

최근 시장에서는 금융당국의 연내 자사주 제도개선 움직임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앞서 6월 공개 세미나에서 자사주 취득에 대해 효과적 주주가치 제고 수단이라는 평가와 대주주 경영권 방어 수단이라는 엇갈린 평가가 공존하고 있다고 진단한 바 있다.

이어 김 부위원장은 지난 17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자사주 제도가 주주환원 외에도 자사주 마법이나 대주주 우호지분 확보에 활용되면서 일반주주 권익 침해 논란이 지속되고 있고, 주주보호의 필요성과 기업의 경영권 방어 수요를 균형 있게 고려한 ‘상장기업 자사주 제도개선 방안’을 연내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아직 제도개선 방향이 명확하지는 않지만 증권업계에선 이들 증권사가 최대주주 지분율이 안심할 정도로 충분하지는 않다는 점에서 충분하지는 않다는 점에서 제도개선이 미치는 영향을 주목하고 있다.

원국희 회장은 1971년 신영증권을 인수했고, 대신증권은 고 양재봉 회장이 1975년 인수하고 사명을 변경해 설립됐다. 김중건 회장은 1990년대 김중원 전 한일그룹회장에 주식을 양도받았다. 이들 증권사는 오너 일가의 3세 경영 승계 과제가 남아있다는 점도 공통점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대주주가 얼마만큼의 자금여력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통상 중소형 증권사들은 혹시 모를 경영권 분쟁에 대비해 이런 저런 카드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자사주를 들고 있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며 "어쩔 수 없는 현실적인 전략"이라고 말했다.

증권업계 다른 관계자는 "선진국들은 주주환원의 방법으로 자사주 매입·소각이 관행이고 자사주를 가지고 있는 것 자체는 크게 문제될 건 없지만 주주환원 효과도 크게 의미가 없다"며 "다만 증권 쪽에서는 인적분할 관련 이슈는 앞으로 없을 것 같아 영향이 미미하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말했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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