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우리은행장에 조병규 낙점
차기 우리은행장에 조병규 낙점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3.05.26 21: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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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추위, 조병규 우리금융캐피탈 대표 후보 추천
은행장 선임 프로그램 최초 진행해 묵묵히 완주
조 내정자 소감 "기업금융 名家(명가) 부활 혼신"
차기 우리은행장에 추천된 조병규 우리금융캐피탈 대표.(사진=우리금융그룹)
차기 우리은행장에 추천된 조병규 우리금융캐피탈 대표.(사진=우리금융그룹)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과 손발을 맞춰 우리금융의 핵심 자회사인 우리은행을 이끌 차기 은행장에 조병규 우리금융캐피탈 대표가 낙점됐다. 조병규 후보자는 기업금융 영업과 중소기업 육성, 혁신·협업·준법감시 등 다양한 분야에서 능력과 성과를 인정받아 행장 타이틀을 따냈다.

이로써 지난 3월 24일 임 회장 취임 직후부터 가동된 사상 최초의 우리은행장 선임 프로그램도 약 2개월간 대장정의 막을 내리게 됐다. 공정성의 상징과도 같은 '오디션' 방식의 다면적 검증 절차로 혁신 실험에 나선 우리금융이 참신한 지배구조와 새로운 기업문화의 초석을 다지게 된 모습이다.  

■ 조 내정자, 기업영업 전문성· 인정 받아 

26일 우리금융지주 이사회 위원회 중 하나인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는 이날 차기 우리은행장(55대) 숏리스트 2명 후보를 상대로 경영계획 프레젠테이션(PT)을 포함한 심층면접을 마친 뒤 조병규 현 우리금융캐피탈 대표를 은행장 최종 후보자로 추천했다고 밝혔다. 조 행장 후보(이하 내정자)는 오는 7월 3일 예정된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공식업무를 시작한다. 이날 우리금융 자추위는 "지주는 전략, 계열사는 영업을 중시한다는 그룹 경영방침에 따라 은행장 선임기준을 ‘영업력’에 최우선적으로 뒀다"며 "이러한 선임기준에 따라 조 후보가 경쟁력 있는 영업능력과 경력을 갖추고 있으며, 특히 기업영업에 탁월한 경험과 비전을 갖고 있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고 후보 추천배경을 설명했다. 

조 내정자는 1965년생으로 관악고와 경희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92년 우리은행(상업은행)에 입행한 뒤 31년간 금융외길을 걸어온 금융맨이다. 자추위의 설명대로 차기 우리은행장 선임은 우리금융을 기업금융 강자로 도약시키고자 하는 임종룡 회장과 원팀을 이뤄야한다는 숙명 하에 조 후보자가 영업성과와 기업금융 전문성을 인정받은 것이 결정적이었다. 그는 2011년 당시 지점장 초임지였던 우리은행 상일역지점을 1등 점포로 만들었고, 우리은행 본점 기업영업본부 기업지점장 근무 시엔 2013~2014년도 전 은행 KPI(성과평가기준) 1~2위를 수상하며 기업영업 부문에서 크게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이어 대기업심사부장(2014년), 강북영업본부장(2017년)을 거쳐 기업그룹 집행부행장(2022년)에 이르기까지 기업영업부문에서 강한 역량을 발휘하며 굵직굵직한 업무를 수행해왔다.

자추위로부터 조 내정자는 혁신분야 성과도 주목받았다. 그는 기업그룹 집행부행장 시절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이어주는 공급망금융플랫폼(SCF) 구축 착수 반년 만에 공급망금융플랫폼을 완성해 금융권 최초로 ‘원비즈플라자’를 출시해내는 추진력을 보였다. 원비즈플라자는 은행이 상생금융과 동반성장을 구현한 구체적인 사례로 최근 열린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에서도 소개돼 호평을 받았다. 중소기업 육성 분야에서도 성과를 냈다. 조 내정자는 2022년 12월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 및 중소기업의 자금난을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중소기업 지원정책을 시행한 공로로 중소벤처기업 금융지원상 은탑산업훈장을 수상했다. 이날 조 내정자는 "우리은행의 기업금융 명가(名家) 부활을 위해 혼신의 힘을 쏟을 것이며, 임종룡 회장과 함께 새로운 기업문화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 쇄신 닻 올린 임종룡호 새로운 모범사례 써  

은행장 선임기준에서 조 내정자가 높게 평가받은 항목은 협업 마인드도 있다. 자추위는 그동안 우리은행이 국민들의 눈높이에 미치지 못하는 기업문화가 있었던 점을 지적하고, 조 후보자가 직원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중재안을 함께 도출하는 새로운 조직문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온화하고 봉사하는 마인드를 가진 인물로 평가했다.

실제 심층면접을 진행했던 외부전문가들도 조 내정자에 대해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중도성향의 포용력 있는 리더십을 주목했던 것으로 알려져 시사점을 갖는 대목이다. 우리은행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상업은행과 한일은행 합병으로 탄생한 한빛은행을 전신으로 하는데, 현재도 우리금융 그룹 내부에서 두 파벌 간 갈등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아 극복할 요소가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에 대해 임 회장도 지난 3월 말 취임 직후 "저는 외부에서 온 만큼 어느 한쪽에 편향되지 않고 객관적으로, 투명하게 (인사를) 하겠다"며 인사를 투명하고 객관적으로 할 수 있는 시스템의 중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같은 맥락으로 경영승계 절차에서 우리금융이 모범 사례를 썼다는 점도 의미가 깊다. 우리금융은 지난 3월 24일 조 후보를 포함해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군 롱리스트 4명을 확정했다. 이후 1단계인 외부전문가 심층면접을 시작으로 2단계 평판조회, 3단계 업무역량 평가를 거쳐 숏 리스트 2명을 추려냈고, 이날 4단계인 심층면접까지 묵묵히 완주했다. 이 역시 선임 절차가 혼탁해지지 않기 위해 후보들에게 사전 함구령을 내린 임 회장의 리더십이 이끌었다는 평가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이번 은행장 선정프로그램을 통해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향후 ‘그룹 경영승계 프로그램’을 더욱 고도화해 새로운 기업문화를 구축하는 계기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조 내정자 행장 취임에 뒤이어 공석이 되는 우리금융캐피탈 대표도 우리금융 자추위를 통해 후보를 추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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