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은 총재 "최종 기준금리 3.75% 열어둬야"
이창용 한은 총재 "최종 기준금리 3.75% 열어둬야"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3.05.25 20: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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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통위 기준금리 3.5%로 3연속 동결
올해 성장률 전망 1.4%로 0.2%p 내려
근원물가 전망은 0.3%p 올린 3.3%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동영상 캡처)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한국은행이 시장의 예상대로 25일 기준금리를 현 수준(3.50%)에서 동결했다. 다만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을 제외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위원 6명 모두가 최종금리 수준에 대해 3.75%로 가져갈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이라고 말했다. 반면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추가 인상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어도 현실성이 크지 않다는 견해를 내놨다.

■ 물가 기저효과, 이후 불확실성 언급돼  

한국은행 금통위는 이날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 3.5% 수준으로 만장일치 동결을 결정했다. 이날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 "물가 상승률이 둔화 흐름을 지속하겠지만 상당 기간 목표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현재의 긴축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봤다"고 동결 배경을 밝혔다.

이날 한은이 기준금리 동결을 다시 결정한 데에는 물가가 3%대로 다소 진정된 반면, 경기위축과 금융불안 관련 부담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제전망(2023.5월)(자료=한은)

한은은 이날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5월)에서 올해 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 전망(3.5%)에 부합할 것으로 기존 전망을 유지한 반면에, 근원물가상승률은 2월 전망치(3.0%)보다 0.3%p 높아진 3.3%로 상향 조정했다. 4월 소비자 물가상승률(3.7%)은 에너지·가공식품가격 상승률이 상당폭 낮아지면서 둔화 흐름을 이어갔으나, 근원물가상승률은 전월 수준인 4.0%를 유지하면서 경직적인 흐름을 지속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 총재는 크게 두 가지 이유에서 기준금리가 추가로 인상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금통위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라며 "첫 번째는 소비자물가가 금통위 예상대로 둔화되고 있지만 근원물가 둔화 속도가 예상보다 더디기 때문에 근원물가 속도를 좀 더 점검할 필요가 있다. 두 번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금리 인상을 중단할지 아니면 더 계속할지, 또 그것이 국내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어떻게 되는지 이런 것들을 지켜볼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 총재는 연말까지 물가 상승률이 3% 내외로 수렴할 가능성은 지난달에 비해 더 커졌지만, 연말 이후 2%대로 내릴지에 대한 확신은 오히려 줄었다고 밝혔다. 한은은 이날 수정 경제전망에서 소비자물가에 대해 올해 중반까지는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하면서 뚜렷한 둔화흐름이 이어지겠으나 그 이후로는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자료=한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지난 2월 전망치(1.6%)에서 0.2%p 낮아진 1.4%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올 하반기 이후 소비가 서비스 수요 지속 등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수출이 중국 리오프닝 영향, IT 경기부진 완화 등으로 점차 나아지겠으나 회복 속도가 당초 예상보다 더딜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앞서 올 1분기 성장률이 소비개선에도 불구하고 대중·IT수출 부진이 심화되면서 소폭의 플러스(0.3%) 성장에 그쳤으며, 2분기에도 회복 모멘텀은 제한적일 것으로 한은은 보고 있다. 금통위는 이날 통방문에서 "국내경제는 소비가 서비스를 중심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보였지만 수출과 투자 부진이 이어지면서 성장세 둔화가 지속됐다"고 평가했다. 작년 국내성장률은 2.6%였다.

아울러 이날 이 총재는 "(저출산·고령화 저성장 문제를) 재정, 통화정책 등 단기정책을 통해 해결하려고 하는 것은 나라가 망가지는 지름길"이라고 지적하면서 "우리 경제가 어떻게 잘 되느냐는 사회적 타협을 통한 구조개혁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증권가의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한은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의 가능성에 대한 현실성은 낮다고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전히 연내 기준금리 인하/동결 여부를 논하고 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미 연준의 QT(양적긴축) 효과가 본격화된다는 점에서 추가 인상은 없을 것"이라며 "하반기 중 물가 안정화가 확인되면서 통화정책의 초점이 경기 및 금융 안정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은이 올해 4분기 중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전망도 유지했다. 김상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여전히 견조한 소비 경기를 감안해 연내 동결 전망을 유지한다. 지난 2차례 한은의 H4L 국면 모두 내수/소비가 주춤/둔화되면서 인하기로 전환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자료=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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