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증권사 보증 PF-ABCP, 대출로 전환 유도"
금융당국 "증권사 보증 PF-ABCP, 대출로 전환 유도"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3.05.24 17: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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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기 불일치 해소, 연내 4.9조 전환 예상
'추정손실' 분류자산 조기상각 방안 유도
기존 완화조치 연장·NCR 위험값 재검토
부동산 PF 관련 리스크 완화조치 현황 및 향후계획. (자료=금융당국)
부동산 PF 관련 리스크 완화조치 현황 및 향후계획. (자료=금융위)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금융당국이 증권사들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리스크를 완화하기 위해 PF-ABCP(자산유동화기업어음)를 대출로 전환하고, 부실자산을 조기상각하는 방안을 유도한다. 기존 유동성 리스크 완화 조치들도 반년 이상 연장해주기로 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증권사가 보증한 단기 ABCP를 해당 사업과 만기가 일치하는 대출로 전환하도록 하겠다고 24일 밝혔다. 먼저 증권사가 보증한 단기 ABCP를 해당 사업과 만기가 일치하는 대출로 전환되도록 유도해 만기 불일치 문제를 해소한다. 현재 부동산 사업장의 만기는 1~3년인 반면, 여기에 자금을 공급하는 ABCP는 통상 1~3개월마다 지속적으로 차환이 필요하다. 만기 불일치 문제가 존재하고 있다. 이로 인해 단기 금융시장 경색시 대량의 ABCP의 차환을 위한 단기시장 금리 급상승, 차환 실패시 증권사 리스크 급증 등이 재발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올해 3월 말 현재 증권사가 지급 보증한 PF-ABCP 등 유동화 증권을 기초자산과 만기가 일치하는 대출로 전환하는 경우 대출에 적용하는 순자본비율(NCR) 위험값(100%)을 32%로 완화해 전환을 유도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현재 20조원이 넘는 증권사의 부동산 관련 유동화증권 가운데 약 4조9000억원은 연내 대출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금융투자협회 조사결과)된다. 

증권사 부실채권의 신속한 대손상각도 추진된다. 적립해 놓은 충당금을 바탕으로 증권사가 이미 '추정손실'로 분류한 자산은 이른 시일 내 금감원에 상각을 신청하도록 하고, 금감원은 이를 신속하게 심사해 승인할 계획이다. 금감원은 이달 3일 증권사에 적극적인 대손상각을 독려하는 지도공문을 보냈다. 현재 증권업계의 부동산 PF 대출규모는 약 4조5000억원으로 상대적으로 크지 않으나(자기자본의 6%),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라 연체율이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증권업계에 대한 건전성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자산건전성은 정상-요주의-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 5단계로 분류된다. 증권사는 매분기 자산건전성 분류를 실시해야 하고, 상각 승인을 위해서는분기말 1개월 전까지 금감원에 상각 신청을 해야 한다. 금감원은 앞으로 증권사가 해당 절차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도록 매분기 독려를 지속할 계획이다. 작년 12월 말 증권사 부동산 PF 연체율은 10.4%로 1년 전인 2021년 말(3.71%)보다 3배가량 급증했다. 금융정보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증권사의 PF 신용공여 규모는 20조8000억원이다. 

기존 유동성 리스크 완화조치도 연장된다. 우선 작년 말부터 가동 중인 1조8000억원 규모의 증권사 보증 PF-ABCP 매입프로그램은 이달 말 종료예정이었으나, 내년 2월까지 연장해 운영한다. 이 프로그램은 종투사(25%)가 중순위 투자자로, 증권금융(25%)과 산업은행(25%)이 선순위 투자자로 참여하고 있다. 작년 말 시장 경색상황에서 중소형사 보증 ABCP 전체규모(약 1조5000억원)를 초과하는 충분한 지원 규모를 설정하고 신청분 전액을 매입(5045억원)하는 등 적극적으로 운영해 증권사 보증 ABCP 및 전체 단기자금 시장 안정에 크게 기여하는 효과가 있었다. 현재 자금시장 안정화에 따라 매입잔액은 1032억원으로 감소한 상태다. 

다음 달 말 종료 예정인 자사보증 PF-ABCP 직접 매입 관련 NCR 위험값을 완화하는 조치도 올해 말까지로 연장한다. 현재 ABCP 차환발행 실패로 증권사가 보증이행을 위해 유동화증권을 직접 매입한 후 장기간 보유하는 경우 위험값 32%가 적용된다. 또한 이러한 한시적인 시장 리스크 경감 조치와 별도로 금융당국은 부동산 PF 관련 NCR 위험값을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 향후 작년 말과 같은 증권업계의 위기상황이 재발하지 않도록 관리해 나갈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현재 단기자금시장 상황이 점차 안정되면서 증권사들의 리스크도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으나, 금리인상 관련 글로벌 금융시장 불확실성이지속되는 상황에서 증권사들의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이 지속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고, PF-ABCP 보증 규모도 작년 말과 유사한 규모로 유지되고 있는 등 향후 시장 상황 악화시 리스크 요인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증권사의 부동산 PF 관련 사업 위험이 실질에 맞게 적절하게 관리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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