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감원장 "SVB 사태로 특화은행 논의 배제 안해"
이복현 금감원장 "SVB 사태로 특화은행 논의 배제 안해"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3.03.26 07: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한은행과 금융소비자와 함께하는 상생금융 간담회서 다양한 금융현안 관련 소통
"시스템 리스크 관리" 강조
사진은 24일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에서 열린 금융소비자와 함께하는 상생금융 간담회에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사진=화이트페이퍼)
사진은 24일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에서 열린 금융소비자와 함께하는 상생금융 간담회에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사진=화이트페이퍼)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최근 미국 SVB(실리콘밸리은행) 사태 때문에 국내 은행권 경쟁촉진을 위한 검토 과제에 올라있는 스몰라이선스·챌린저뱅크(특화은행) 도입 등 특정사안에 대한 논의를 배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24일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에서 열린 금융소비자와 함께하는 상생금융 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좁은 의미의 챌린저뱅크는 꼭 SVB와 모양이 같다고 보기도 어렵고, (미 SVB)가 특화은행이어서 실패한 건지, 유동성 관리나 장단기 관리상의 따른 문제가 있었던 건지 원인은 다양한 견해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럽·미국은 특성화 은행들이 해당시장에서 여러가지 고유한 자금중개 기능을 하고 있다"며 "은행산업의 실질적 경쟁력 확보 방안에서 특정사안을 굳이 SVB 사태 때문에 배제하거나 등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금융지주 회장의 특별퇴직금 지급 등 최근 은행권 성과급 제도에 대해서는 "특별 성과급 등 넓은 의미의 성과급은 주주나 국민들이 볼 때 예측가능한 근거를 마련하라는 취지로 권고는 한 바 있다"고 답했다. 

이어 "성과급 제도 개선 방향의 본질은 실제 기여분 내지 기여한 시점에 맞는 적절한 성과급 지급이 맞지 않냐는 것"이라며 "어떤 의사결정이나 사업계획의 경우 해당 사업연도에 효과가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상당히 오랜기간 효과가 발생할 수 있고, 경우에 따라 마이너스 효과도 있을 수 있어 다양한 경우를 성과급 체계에 반영하자는 논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금융권 주총에서 사외이사 재선임 비율이 좀 높았다는 시각에 대해서는 "전체 교체된 비율을 산술적으로 보는 것은 신중하게 경계할 필요가 있다"며 "4월 이후 이사회 관련 논의는 지금 준비 중이고 어떤 방식으로 논의하는 게 좋을지 보기 위해 새로 취임한 지주 회장 등 CEO들과 오해 없게 이사회들과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화 우려에 대해서는 "금융당국 입장에서는 너무 쏠림이 생기거나 일시에 발생함으로써 특정 지역·기업·사업군·건설사의 트리거포인트로 작용하지 않을지에 대한 문제가 시스템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제일 문제가 되는 것 같아 작년 가을 이후부터 상당히 인텐시브한 방식으로 점검을 하면서 리스크를 조금 더 분산시키는 노력을 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최근 금융시장 혼란에도 불구하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지난 22일(현지시간) 기준금리 0.25%p 인상을 결정하는 등 최근의 흐름을 보면 여전히 물가와 관련돼 금리 인상기가 종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 원장은 "국내 금리 흐름을 보더라도 대부분 국민들이 느끼는 잔액 기준 대출금리는 여전히 상승세"라며 "그런 점에서 개별 은행의 건전성도 잘 봐야겠지만, 그보다는 가계나 소상공인의 금리 부담으로 인한 고통과 또 그 부담이 커질 경우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렇기 때문에 이날 신한은행 등의 노력이 단순히 어떤 일부 소비자들에 대한 혜택으로 볼 수 있지만 또 큰 틀에서 보면 금리 부담으로 인한, 변동금리 베이스의 가계대출로 인한 전체 시스템을 줄인다는 의미가 있어서 지금의 금융시장 변동성 상황과 상충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24일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에서 열린 금융소비자와 함께하는 상생금융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논의하고 있다. (사진=신한은행)

한편 이날 이 원장은 정상혁 신한은행장과 소상공인·가계대출 차주 등이 참석한 간담회에서 고금리로 인한 금융부담 등 소비자의 애로사항을 직접 청취하고 소통했다. 간담회 이후에는 '신한SOHO 사관학교' 수료식에 참석해 "금감원도 자영업자가 다양한 지원 정보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중소기업·자영업자 종합정보센터를 개설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또한 간담회중 SVB·CS(크레디트스위스) 사태의 국내 영향을 묻는 질문이 나오자 "국내 은행의 건전성이나 운영상의 양호한 정도로 비췄을 때 똑같은 모습으로 일어날 가능성은 낮다"며 "다만 국내외 금융시장이 복잡·다양하게 연계돼 있고, 적어도 SVB와 CS 사태가 미국과 유럽 은행산업에서의 부정적 영향은 명백하기 때문에 불확실성 증대로 인한 국내 시장 영향을 잘 챙겨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거주 목적의 주거용 오피스텔을 올해 입주해야 하는데 '만기 8년'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로 잔금을 치르기 어렵다는 문제에 대해서는 "20~40대 젊은층이 최초 주거 마련 과정에서 주거용 오피스텔을 실제 거주 목적으로 쓴다는 것을 알고 있었는데, 과거 제도가 조금 경직되게 돼 있어 여러 애로점이 있다는 것을 듣고 최근 개선책을 마련해 아마도 빠른 시일 내에 발표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이어 "최대한 이번달이나 다음달, 상반기가 지나지 않게 개선책을 발표하고 혜택을 받을 수 있게 계속 노력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