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감원장, SVB 사태 대비 금융사별 비상자금조달계획 점검 강화 지시
이복현 금감원장, SVB 사태 대비 금융사별 비상자금조달계획 점검 강화 지시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3.03.13 12: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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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상황 긴급 점검회의, 국제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가능성 대비
국내 전 금융권역별 SVB 영업구조와 달라, 유동성 상황 양호 평가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가운데)이 2일 오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금감원장-증권사 CEO(최고경영자)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화이트페이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가운데)이 2일 오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금감원장-증권사 CEO(최고경영자)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화이트페이퍼)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 관련 국제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대비해 금융회사별로 마련된 비상자금조달계획 점검을 강화할 것을 13일 지시했다. 

금감원은 이복현 금감원장이 이날 금감원 감독 부서 및 뉴욕사무소와 합동으로 '금융시장 점검 회의'를 주재하고 미국 SVB 사태가 국내 금융회사에 미칠 영향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및 대출 연체율 등 자산건전성과 자본적정성을 점검하고, 위기 국면에도 문제가 없는 수준의 유동성과 손실 흡수능력을 갖춰 나가도록 하고, 미국 등 현지 감독당국과의 소통 및 협력 채널을 최대한 가동해 나가도록 조치했다. 

또한 SVB 사태에 대해 "SVB의 특수한 영업구조가 최근 금융긴축 과정과 맞물려 발생한 경우"라고 이 원장은 진단했다. 

SVB의 경우 거액 기업예금 위주로 자금을 조달해 예금자보호대상이 아닌 예금이 전체의 87.6%에 달했고, 조달한 자산 대부분을 장기 유가증권(총자산의 56.7%)에 투자해 금리 상승으로 예금조달비용이 증가하면서 채권 평가손실이 발생한 가운데 예금인출이 증가하자 유동성 문제에 봉착했다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이어 "미국 정부 및 감독당국이 지난 12일 SVB의 모든 예금자를 보호하기로 조치함에 따라 시스템적 리스크로 확대될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되나, 유사한 영업구조를 갖는 미국 내 금융회사 등이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등 당분간은 국내외 금융시장 동향을 경계감을 갖고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미국 금융당국에서는 예금자를 보호하고 SVB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특별 유동성 공급대책을 발표했다. 미 연준은 모든 예금자의 인출 요구를 충족할 수 있도록 적격담보조건으로 은행에 1년만기 대출을 공급하고, 미 재무부는 250억달러 규모의 안정기금을 활용해 지역 연준은행을 지원한다. 

또한SVB 사태가 국내 금융회사에 미칠 영향을 점검한 결과, 은행 및 비은행 금융회사 모두 자산부채 구조가 SVB와 다를 뿐만 아니라, 양호한 자본비율 및 유동성비율과 견조한 수익성 등 근본적 차이를 감안할 때 국내 금융회사는 일시적 충격에 견딜 수 있는 상당한 능력을 보유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특히 국공채 보유 비중이 높은 일부 금융회사의 경우에도 보유 만기(듀레이션)가 길지 않고 최근 금리상승기에 투자된 비중이 높아 금리상승이 채권평가에 미치는 영향이 이미 반영돼 있어 추가적인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국내 가상자산 또는 핀테크 업계 등이 이번 사태로 인해 자금공급이 위축되지 않도록 규제개선 필요사항을 적극 발굴·추진해 나가고 업권과 지속적인 소통을 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금감원의 금융권역별 리스크 점검 결과에 따르면 은행의 경우 예대업무 위주로 유가증권 비중(총자산 중 18%)이 낮으며, 모든 은행의 LCR(유동성커버리지비율)이 100%를 초과하는 등 유동성 상황이 양호한 것으로 평가됐다. SVB는 LCR 규제를 적용받지 않았다. 

인터넷은행의 경우에도 자금조달이 소액·소매자금(예금자보호대상)으로 이뤄져 단기간내 자금이탈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됐다. 인터넷은행의 1인당 평균 예금액은 약 2백만원대로 매우 낮은 수준(예금자보호한도 5천만원)이다. 국내은행의 외화 LCR은 지난 10일 현재 143.7%로 SVB 사태로 외환시장 변동성이 커지는 경우에도 충분히 감내 가능한 수준으로 평가됐다.

중소서민금융회사의 경우 여신 위주의 자금을 운용하고, 최근 자금조달여건이 호전되면서 유동성이 안정적인 상황으로 평가됐다. 작년 말 기준 유동성비율은 저축은행 177.1%, 카드사 385.4%, 캐피탈사 202.3%였다. 보험회사의 경우 국공채 보유 규모가 크나, 자산부채 만기구조 매칭관리와 IFRS 17 시행으로 금리 변동에 따른 위험이 안정적으로 통제되고 있다고 평가됐다. 증권사의 경우에도 유동성비율 등 건전성 지표가 양호한 상황으로 평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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