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형태로 자리잡기를 기대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9일 "최근 고금리로 국민들의 이자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은행도 국민경제의 일원으로써 고통을 분담하고 상생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이 원장은 이날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에서 열린 '상생 금융 확대를 위한 금융소비자 현장 간담회'에 참석해 국민은행의 상생금융 확대방안 추진을 격려하고, 소상공인과 가계대출 차주 등 금융소비자의 애로사항을 직접 청취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 원장은 "은행이 시장 상황에 따른 이자이익 확대로 손쉽게 이익을 거두면서도 고객과의 상생노력은 충분히 기울이지 않는다는 비판도 적지 않은 상황"이라며 "고객이 없으면 은행도 존재할 수 없는 만큼 고객과의 상생노력이 지속돼야 은행의 장기 지속 성장도 가능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또한 "이러한 차원에서 금일 국민은행의 지원방안 발표는 시의적절하고, 또한 은행권 전반으로 확산될 필요가 있다"고 독려했다. 이어 이 원장은 "특히, 가계대출 전 상품에 걸친 대출금리 인하는 고금리 시대에 국민경제의 어려움을 함께하기 위한 노력으로, 이러한 은행의 노력이 일회성이거나 전시성으로 흘러가지 않고 진정성을 가지고 지속가능한 형태로 자리잡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KB국민은행은 이날 금융소비자와의 고통 분담과 상생을 위해 주택담보대출·전세자금대출·신용대출 등 가계대출 전 상품에 대해 은행권 최저 수준으로 금리 인하하고 약 1만5000개 기업에 연간 400억원 규모 이자 절감 효과를 제공하는 등 금융 및 비금융 지원 방안 및 이를 지속적으로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금감원도 예금, 대출 등에 있어 실질적인 경쟁환경이 조성되어 은행서비스가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될 수 있도록 유도해 나가겠다"며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손실흡수능력 확충을 바탕으로 실물경제 자금공급이라는 은행 본연의 기능을 강화하고 사업구조 다각화, 해외진출 확대 등 국내 은행산업이 건전하게 발전해나갈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강구해 추진해나갈 계획"이라고 이 원장은 밝혔다.
한편 이날 금융권에 따르면, 이 원장은 이날 현장 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시중은행의 경쟁 촉진을 추진하는 배경에 대해 "금리가 많이 올랐을 때 금리 효과가 고스란히 차주에게 다 전가될 수 있는 구조로 은행들이 영업할 수 있는 것은 문제"라고 설명했다.
또한, 최근 우리금융그룹이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내정자 취임을 앞두고 회장 직속 '기업문화혁신 TF'를 신설하는 등 조직 쇄신에 여러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 원장은 "우리금융이 새로운 최고경영자(CEO)를 중심으로 지배구조 측면이나 금융지주 경쟁력 강화, 포트폴리오 다변화 측면에서 여러 노력을 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 원장이 내년 총선에 출마할 것이라는 '7월 퇴임설'과 관련해서는 "감독기구 수장으로서 맡은 중요한 역할이 많다"고 즉답은 피했다.
이 원장은 "감독당국이 챙겨야 하는 시장 안정화 상황이나 금융소비자 지원 등 최근의 노력이 1∼2개월 안에는 결실이 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최소한 연말 내지는 내년 상반기까지는 뜻을 같이하는 이들이 모여 노력을 해도 될 듯 말 듯 한 이슈이고, 감독기구 수장으로서 감독원장은 거기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기에 열심히 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 원장은 지난달 2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전날에는 부산광역시 남구 부산은행 본점을 직접 찾아 상생금융 확대를 위한 현장 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은행권을 비롯한 금융업권을 아우르는 활발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