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만난 핀테크 "인터넷 카드사, 지급·결제계좌 허용해달라"
금융위 만난 핀테크 "인터넷 카드사, 지급·결제계좌 허용해달라"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3.03.07 14: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금융위, 핀테크 기업의 금융업 진입 촉진을 위한 간담회
권대영 상임위원 "금융권 실질경쟁 촉진, 파괴적 혁신 노력 필요"
금융위원회가 7일 국내 11개 핀테크 기업을 대상으로 간담회를 개최했다. (사진=금융위원회)
금융위원회가 7일 국내 11개 핀테크 기업을 대상으로 간담회를 개최했다. (사진=금융위)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등 금융당국이 5대 은행 과점 체제 해소를 위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추진방안을 검토 중인 가운데, 핀테크 업계가 인터넷전문은행 사례를 참고한 인터넷 전문 카드사 허용, 종합지급결제업 제도(계좌개설 허용) 도입 등 과감한 규제 진입장벽 완화를 요청했다. 

금융위원회는 7일 서울 마포 프론트원에서 권대영 금융위 상임위원 주재로 핀테크 기업 간담회를 열고 이런 내용의 업계 건의 사항을 청취했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는 핀테크 기업 등 신규 플레이어의 금융업 진출 확대를 유도해 금융업의 실질적인 경쟁과 혁신을 촉진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개최됐다. 

금융위는 "은행의 예대금리차를 활용한 안전한 이자수익에만 안주하는 보수적인 영업행태 등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은행권 내 경쟁과 은행권과 은행권간 경쟁 촉진, 은행권 진입정책(스몰라이센스·챌린저뱅크 등) 점검, 금융과 IT간 영업장벽 완화 등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간담회에는 금융위를 비롯해 금융감독원, 금융결제원, 핀테크지원센터, 디캠프 등 유관기관, 박영호 보스턴컨설팅그룹(BCG) 파트너(발제), 조영서 KB금융 전무 등 민간전문가와 뉴지스탁, 디셈버앤컴퍼니자산운용, 센트비, 스몰티켓, 엑심베이, 윙크스톤파트너스, 줌인터넷, 핀다, 핀크, 한국신용데이터, 해빗팩토리 등 11개 핀테크 기업 대표가 참석했다. 

먼저, 간담회에 참석한 핀테크 기업들은 핀테크가 특화된 분야에서 은행업 신규플레이어로 진입할 수 있도록 스몰라이센스(핀테크 라이센스)의 도입을 건의했다. 스몰라이센스는 소상공인이나 신용정보 등 금융이력 부족자(씬파일러)를 대상으로 한 소규모 특화은행이 대표적인 예다. 

또한 ▲예금·대출·외환 등 은행의 일부업무를 핀테크 등 제3자가 대리 수행하는 은행대리업 도입, ▲이용자의 결제‧송금 지시(지급지시)를 받아 핀테크 기업이 이체를 실시하도록 전달하는 지급지시전달업(국회 계류중인 전자금융법 조속 개정) 신설, ▲인터넷전문은행 사례를 참고한 인터넷 전문 카드사, ▲국제 신용카드 매입업무 전용 라이센스 신설, ▲소액단기보험업의 진입장벽(자본금 등) 완화, ▲금융투자 분야 취급가능 업무 범위의 단계적 확대 등을 허용해달라는 여러 건의사항이 나왔다. 

글로벌 수준의 디지털금융 유니콘 출현을 위해서는 종합지급결제업 제도(계좌개설 허용) 도입 등 과감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요청도 이뤄졌다. 현재 카드사를 비롯해 핀테크 기업은 별도 은행 계좌를 통해서만 지급·결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핀테크 기업들은 "지급·결제계좌(지급·결제를 목적으로 용도가 한정된 계좌로 은행 고유업무인 예금·대출과 이자 지급·수취는 불가) 개설이 허용된다면 가맹점 제휴 여부 등과 무관하게 각종 지급·결제 수요에 포괄적으로 대응할 수 있어 핀테크 산업 성장에 기여할 뿐 아니라 이용자의 편익도 증대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금융상품 비교추천 플랫폼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취급 가능한 금융상품의 확대(예: 보험의 경우 자동차보험)가 중요하며, 업권별 정착상황을 봐서 예금·보험에 이어 펀드로 확대해달라는 요청도 있었다. 

이밖에 온라인연계 투자와 관련해 기관투자자의 투자 실행을 조속히 지원하고, 금융지주회사의 비금융 자회사가 업무 연관성이 있는 금융회사를 자회사로 둘 수 있도록 관련 규정 정비해달라는 건의가 있었다. 외환 분야에서는 은행과의 공정한 경쟁을 위해 소액 해외송금의 한도를 현재 5만 달러에서 10만 달러로 상향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권대영 금융위원회 상임위원은 "포용보다 배제하는 영업관행, 담보‧보증 위주의 전당포식 업무, 손쉬운 예대마진에만 안주, 국내 중심의 파이 나누어 먹기식 우물 안 영업 등 은행에 대한 국민들의 질타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상임위원이 7일 오전 서울 마포구 프론트원에서 열린 핀테크 기업의 금융업 진입 촉진을 위한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금융위)
권대영 금융위원회 상임위원이 7일 오전 서울 마포구 프론트원에서 열린 핀테크 기업의 금융업 진입 촉진을 위한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금융위)

이어 "지난 10년간 혁신의 아이콘이었던 핀테크 기업들이 혁신 노력을 다시 가속화함으로써 금융권에 대한 국민적 기대에 부응하고 신뢰회복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한, "핀테크의 새로운 기술과 사업 등 특성에 부합하는 규율체계를 마련하고 금융업 전반의 진입문턱을 낮춤으로써 금융권에 실질경쟁을 촉진하고, 파괴적 혁신과 전체 파이의 성장(non zero-sum)이 일어나도록 함께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김병칠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도 금융산업의 실질적 경쟁 환경 조성에 핀테크 산업이 기여할 수 있는 바가 크다고 평가했다.

김 부원장보는 "앞으로도 핀테크 기업에 대한 맞춤형 자문서비스 제공 확대 등을 지원하는 한편, 핀테크의 금융업 진출 확대과정에 나타날 수 있는 리스크에 대해서도 국제 감독기구 등이 제시하는 효과적 감독방안을 검토해나가겠다"고 언급했다. 

금융위는 이날 간담회를 시작으로 이달 중 '핀테크의 금융업 진입 촉진을 위한 간담회'를 순차적으로 열 계획이다. 14일에는 마이데이터, 인공지능 등 데이터 분야와 관련한 논의를, 21일에는 빅테크의 플랫폼 경쟁력 활용방안 등을 주제로 논의한다.

금융위는 건의된 주요 내용을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와 연계해 심층 논의하고 향후 제도개선 방안에 적극적으로 반영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