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장 발언 이틀 만에"…은행들 대출금리 낮추기 전력
"금감원장 발언 이틀 만에"…은행들 대출금리 낮추기 전력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3.01.12 23: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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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원장, 10일 은행 대출금리 대해 쓴소리
우리 주담대·전세대출 금리 사실상 대폭 인하
NH 주담대 인하, 케이뱅크 사장님 신용대출 인하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은행들이 부랴부랴 대출금리를 낮추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대출금리를 과도하게 올리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말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 주담대·신용대출 내리는 은행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13일(신규/기간연장/재약정 승인신청시)부터 전세대출에 신잔액 기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6개월 기준금리 사용제한을 해제하고, 2년 고정금리를 도입한다. 금리 우대로 신잔액 코픽스(6개월) 상품의 경우 최대 연 0.7%p까지, 고정금리 상품은 최대 연 1.8%p 인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는 지난 10일 우리은행이 주담대·전세대출 금리가 최대 0.9%p, 1.55%p까지 낮아지도록 우대금리와 가산금리를 조정한다고 밝힌 데 이은 추가 조치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금융소비자 선택권 확대 및 금리 상승기 차주 금융부담 완화를 위해 신잔액 코픽스(6개월)를 재개하고 고정금리 2년 상품을 전세자금에 도입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대체로 금리 상승기엔 신잔액 코픽스 금리가 가장 낮아 금융소비자들에게 유리하다고 여겨진다. 실제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작년 12월 15일 발표한 11월 기준 코픽스는 신규취급액 기준 4.34%인 반면에, 신잔액 기준 코픽스는 2.65%로 차이가 컸다.

신잔액 기준 코픽스는 은행권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와 전세대출 등의 준거금리인 코픽스의 한 종류다. 코픽스는 신규 취급액·잔액·신잔액 기준 등으로 나뉜다. 이 중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해당월중 신규로 조달한 자금을 대상으로 산출돼 시장금리 변동이 신속히 반영되는 반면에, 신잔액 코픽스에는 요구불예금과 같이 이자율이 낮게 조달한 자금의 금리도 포함되고 상대적으로 금리 상승분이 늦게 반영된다. 현재 은행들은 작년 11월 기준 코픽스를 적용하고 있고, 작년 12월 기준 코픽스는 오는 17일부터 적용된다.

이날 NH농협은행도 오는 20일부터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0.8%p 인하한다고 밝혔다. 이번 인하로 농협은행의 변동금리 주담대 금리는 연 5.12∼6.22%로 적용된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에 대한 고객의 선택권 확대를 위해 주택담보대출의 금리 인하를 추가로 시행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서민 지원을 통해 사회적 역할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앞서 농협은행은 작년 10월 고정금리 주담대와 올해 1월 전세자금대출에 대해 각각 금리를 인하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고정금리 주담대는 최저 연 4.69%, 전세대출 금리는 최저 연 4.55%로 떨어졌다. 또 농협은행은 농업인·영세 자영업자 대상 지원 방안도 계획 중이다.

케이뱅크도 이날 '사장님 신용대출'의 금리를 고객에 따라 최대 연 0.9%p 낮춰 연 5.72∼7.95%에 제공한다고 밝혔다. 케이뱅크 사장님 신용대출은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상품으로 최대 대출한도는 1억원이다. 

다른 주요 시중은행들도 연초 전후 금리를 낮춰온 추세다. 하나은행은 지난 1일 전세대출과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의 일부 상품 금리를 최대 0.5%p 낮췄고, KB국민은행은 지난해 12월 27일 전세자금 대출 금리를 최대 0.75%p 인하한다고 밝혔다. 신한은행은 대출금리를 매일 산정해 최근 시중금리 하락에 맞게 금리를 결정하는 방침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사진=금감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사진=금감원)

■ "과도한 대출금리" VS "시장금리 시차" 

이같은 은행들의 대출금리 인하 흐름은 여론 악화 및 금융당국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평가다.

최근 은행들은 정기예금 금리가 낮아진 데 반해 대출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예대금리차 확대에 따른 비판을 받아왔다. 주요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최근 연 3% 후반대까지 떨어졌으나, 새해 들어 주담대 변동금리 상단은 많게는 8%선을 넘겼다. 

지난 10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금리상승기에 은행이 시장금리 수준, 차주 신용도 등에 비춰 대출금리를 과도하게 올리는 일이 없도록 은행의 금리 산정·운영 실태를 지속적으로 점검·모니터링해 미흡한 부분은 개선토록 하는 등 금리산정체계의 합리성과 투명성 제고 노력을 지속해달라"고 말했다.

그러자 전날 은행연합회가 시장금리가 하락하는 상황에서 예금과 대출의 만기 구조 차이에 따라 빚어진 단기적 현상이라고 해명에 나선 바 있다. 

작년 12월 이후 현재까지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변동이 없었으나(3.25%), 국내 채권시장 상황이 차츰 안정되면서 시장금리가 하락했고, 이에 따라 작년 11월까지 상승한 예금금리 또한 시장금리 상황을 반영해 하락했다. 

은행연합회는 전날 보도 참고자료를 내고 "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대부분 코픽스를 기준금리로 사용하는데, 지난달 중 취급된 예금금리 등을 집계해 익월 15일에 발표하는 만큼 예금금리 하락이 즉각 반영되는 데 시차가 발생한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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